권동칠 | (주)트렉스타 대표이사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이 시장을 선도할 것”
등산화를 비롯한 각종 의류 등 아웃도어 관련 전문 업체인 트렉스타는 국내에 신발제조와 관련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준비 중이다. 동사의 권동칠 대표를 만나 관련 내용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봉제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할 일이 될 것입니다.” 아웃도어용 신발의 최고봉이라 자타가 공인하는 트렉스타의 권동칠 대표는 봉제의 본질과 그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의류 제조는 봉제가 최종이자 대부분의 공정이지만 신발은 전체 공정 중 하나인 중간 공정에 해당한다. 그러나 신발에서 봉제는 인건비의 70%를 차지하는, 경쟁력에서 결정적인 승부가 나는 공정이라고 그는 밝힌다. 그래서 봉제는 신발에서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 최대의 신발 브랜드에서 봉제가 들어가지 않는 노소우(No sew) 제품을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이고 향후 성장을 위한 강력한 수단으로 삼아 강하게 전진 액셀로 밟은 적이 있습니다.

봉제가 들어가지 않은 편직물로 된 노소우 제품에 대해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디자인을 도입해 전체 제품군의 상당 부분을 관련 제품으로 내놓았지만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소비자들은 노소우 제품에 대해 다르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노소우 제품으로 인해 경쟁 추격업체와의 간격은 줄어들었고 주가도 폭락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습니다. 반면 경쟁업체는 노소우 제품 보다는 봉제가 가미된 전통적인 디자인에 더 심혈을 기울였고 그 결과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노소우 제품보다는 봉제가 가미된 신발이 더 멋있고 튼튼하다고 평가했으며 결정적으로 편직물로 갑피를 만든 노소우 신발은 오래 신을수록 형태의 변형 즉 쭈그러짐이 심해 외면 받았다고 권대표는 평가했다. 신발에 있어서 봉제는 이처럼 중요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 신발 봉제는 사라진지 오래다. 권대표 역시 이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봉제는 튼튼하고 형태 변형 적어, 신발제조에서 봉제 중요성 높아

“신발 제조업체는 아직 국내에 50~60여 업체 정도가 있지만 신발 봉제를 하는 업체는 99.9%가 사라졌습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신발 봉제의 99.9%를 해외에서 처리한다고 보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저희 역시 100% 해외에서 봉제해 국내에 들여와 최종 제조(신발업계에서 흔히 제조라고 표현하는 것은 신발의 윗 부위인 갑피 부분(Upper)과 밑창(Insole)을 접착하여 최종 완성하는 단계를 의미한다)를 완성합니다. 신발 봉제가 사리진 것은 국내에서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하면 더 싸고 더 잘 만들 수 있는데 굳이 국내에서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권대표는 제조업이 살고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발 봉제(신발 제조업계에서는 ‘봉제’라고 하지 않고 ‘재봉’이라는 단어를 주로 쓴다)도 국내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발 봉제가 국내에서 가능하도록 하려면 그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렉스타가 등산화를 하다가 의류, 용품 분야로 뛰어든 것이 약 15년가량이 되었습니다. 그 때 의류의 약 70%를 국내 생산을 했고 30% 정도를 중국 등지에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00% 해외생산 합니다. 국내에서 봉제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이나 미얀마,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봉제하면 더 싸고 품질 좋은 것은 물론이고 오더 주면 접대 받아가며 일할 수 있는데 누가 국내에서 하겠습니까?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해외로 나가지 말고 국내에서 하라고 하면 투자·운영·관리에 골치 아프기만 할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이에 국내 봉제 제조업 기반은 다 무너졌습니다. 아무도 봉제는 안하려고 하고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이 당연시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산업 기반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수요가 있어야 합니다. 수요가 없는데 누가 공급하겠느냐는 거지요.

지금 그나마 의류봉제는 일부 남아 있고 신발봉제는 해외생산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국내 제조기반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최소한의 토대인 군관납만은 국내 생산을 유지하도록 하는 겁니다. 이 문제는 사회적 공감대를 토대로 정부가 해야 할 일입니다. 군관납은 세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세금으로 하는 것인 만큼 민간 기업의 이윤창출 문제가 아닌 국가 발전이라는 측면을 놓고 생각해야 합니다. 사실 생각보다 군관납 봉제품이 많습니다. 저희가 군화를 납품하는 업체지만 봉제는 100% 해외에서 해옵니다.

군관납 제품만이라도 국내 제조해야, 최소한의 봉제 제조 기반 마련돼

갑피와 밑창을 접착하는 제조 라인 작업 모습

만약 군관납 제품을 국내 생산으로 못 박는다면 저희도 이 부분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히 국내 제조업체들도 군관납을 하기 위해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힘을 쓸 것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투자가 있고 기술 발전이 있고 인재가 모여들게 되어 있습니다. 봉제공장들은 기존의 인력 의존 산업에 탈피해 자동화, 스마트화된 공장을 모색하게 되고 그러면 생산인구는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현장을 메우게 될 것입니다. 봉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산업으로 튼튼한 제조업 기반의 토대를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중국 천진에 한 때 6천명 가량의 신발생산 법인을 운영했던 권대표는 여러 사정을 감안 국내 제조로 다시 돌아왔다.

샘플실 작업 모습

중국 생산 포기는 현지 환경 변화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생산 애로 때문이다. “오프쇼어에서 성공적인 가동을 했다면 굳이 유턴할 필요는 없었겠지요. 중국에서의 생산은 각종 규제 강화와 인력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장 가동이 힘들어졌습니다. 중국 당국의 환경, 소방 규제가 큰 폭으로 강화되었고 여기에 환율 상승에 따른 어려움이 커지면서 더 이상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중국 제품은 세계 어느 나라에 수출해도 관세가 높습니다.” 중국에서 철수해 국내로 유턴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 방향과 관련해 설명했다. 우선 고유 브랜드로 독자적인 결정을 통해 사업을 유지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점, 그리고 주요 시장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재봉기와 장비들이 동원된다.

국내에는 세계 유수의 브랜드를 생산하는, 그리고 매출액도 많은 수많은 OEM 업체들이 있지만 트렉스타의 경우 그들과는 확연히 생산 규모나 사업 방법이 다르다. OEM업체들이 생산지의 결정에 있어 바이어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동사는 시장이 우선이다. 가장 큰 시장인 내수시장과 향후 수출 시장을 감안했을 때 적지는 국내였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시장과 FTA가 체결되어 있어 수출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많다. 중국과는 다른 조건이다. 그렇지만 한국으로 유턴하기 위해서는 아무런 경쟁 우위 요소 없이 그냥 와서는 안 되고 뭔가 새로운 무기가 필요했다. 그 경쟁 우위 요소를 갖추기 위해 준비한 것이 바로 로봇화된 자동화 제조라인인 핸즈프리 팩토리(Handsfree Factory), 궁극적으로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이다.

신발 봉제는 대부분 해외 생산, 유턴 기업 경쟁우위 요소 필요

“저희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 사업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극동기계, 신발연구원, 로봇연구원, 포디컬쳐 등 5개 관련 기관과 업체가 공동 투자를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 개발 부분의 상당부분이 마무리되었고 곧 시험 생산에 돌입하게 되며 빠르면 하반기 초부터 생산에 돌입하게 됩니다. 이 로봇 제조 라인이 가동되면 생산성과 인력 절감,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기존 제조라인에서는 60여명이 일 2000족 가량을 생산하지만 로봇 라인에서는 20명의 운용인력으로 일 1000족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1인당 생산효율은 50% 이상 높아지고 인건비는 약 34% 정도 절감될 것입니다. 불량률도 현재 0.5% 수준에서 0.1%선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권대표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거는 기대가 크다. 또한 리턴기업으로서 스마트 팩토리를 기반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면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관련 업체들도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고 신발 제조업을 다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 트렉스타의 스마트 라인을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는 눈들도 많다고 밝혔다.

“우리는 우리의 브랜드를 내걸고 아웃도어용 스포츠화를 비롯해 의류 및 각종 용품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 수출하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기업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세계 1위의 아웃도어 전문업체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제조 기반이 국내에 있어야 가능합니다. 제조 기반이 활성화되면 투자가 따를 것이고 인재도 모여들어 고용창출은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기술 발전도 속도에 속도를 더해갈 것이며 여러 분야에서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만약 국내 제조기반이 다 무너지고 해외에 모든 기반이 있다면 이런 상상은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공을 들이는 것도 우리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여건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사업 진행, 5개 관련 업체가 공동 투자

부산 녹산공단내 트렉스타 본사 및 공장 전경

수년간 지속되던 아웃도어 업계의 비정상적인 호황은 이제 끝이 났다. 당연히 트렉스타 역시 조정 과정을 겪었다. 권대표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초상집에도 아웃도어 의류를 걸치고 갔던 세태가 정상은 아니었다다는 것이다. 정상화의 과정으로 전업계가 동시에 겪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도약을 위한 전진을 멈추지는 않는다. 올해 트레스타는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뜻 깊은 해를 맞아 권대표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수출 확대, 혁신제품 개발로 시장 확대를 주요 목표로 내걸었다.

신발 분야에서 수출은 이미 내수시장보다 물량 면에서는 앞질렀다. 또한 신발뿐만 아니라 의류, 용품까지 수출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적인 제품 개발은 트렉스타가 가장 자신 있는 강점이기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동안 등산화 등 아웃도어 신발 분야에서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다수 선보여 왔고 시장에서의 좋은 평가도 받았다. 혁신적인 제품이야말로 트렉스타의 세계 1등을 위한 무기라고 강조한다.

“트렉스타는 유명 연예인 앞세운 광고로 매출 확대하거나 외형 확장에 목매지는 않습니다. 마케팅에 강한 회사도 아닙니다. 저희는 인류가 필요한 편한 신발을 만들어 세계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달려가는 회사입니다. 그런 만큼 혁신적인 제품 개발만이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마케팅이 전장에서 병사의 숫자에 비유할 수 있다면 혁신적인 제품은 바로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뒤떨어진 무기로 전쟁에 승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상대보다 앞선 강력한 무기가 전장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 이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