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철 | (주)비오지엠(BOGM) 회장

“재봉기의 IoT화는 봉제 자동화의 핵심”

“처음부터 쉽지 않은 일을 구상했다. 아이디어는 기가 막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봉제산업 풍토에서 이를 구현해내기란 실상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아이디어를 잉태하고 구체화시키는데 2년, 실천하는데 8년이 걸렸다.” 최근 IoT 패턴 재봉기 개발을 완료한 (주)비오지엠 박인철 회장의 소회다. “각고 끝에 IoT 패턴기가 세상에 나왔다. 과거처럼 한국에서 다 만들 수 있다면 훨씬 속도가 빨랐을 것이다. 하드웨어를 중국서 만들어 오다보니 다소 지체됐다. 주어진 현실이 갑갑하나 이 또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도를 전개할 것이다.” 기자와 마주한 박 회장은 “단언컨대 우리가 만들어낸 특허와 기술의 진보성은 향후 18년 동안은 누구도 터치하지 못한다. 앞으로 그런 내용들이 BOGM을 통해 속속 소개될 것”이라며 특유의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뉴 프로덕트
“이미 IoT(사물 인터넷) 패턴기는 지난 연말 무렵 베트남 봉제라인에 투입해 현장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그간 현장에서는 하이테크한 기계들을 부담스러워 했다. 이유는 너무 비싸고 오퍼레이터가 다루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즉 훈련 잘 된 숙련 오퍼레이터가 반드시 필요하고 캠을 비롯 필요한 부대장치가 너무 복잡하다는 것. 다시 말해 간편하고, 가격 싸고, 다루기 쉽고, 거기에 더해 많은 정보들을 언제 어디서든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라는 점에 방점을 두고 개발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테스트 시, 70%의 가능성을 갖고 보여줬다. 현장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섬세하게 보완했다. 그 결과 지금은 감히 퍼펙트하게 완성되었다고 자신한다.”

= 재봉기의 IoT화
“패턴기를 필두로 일반 기종들의 IoT화도 이어진다. 앞으로 봉제업계의 생태가 확 바뀔 것이다. 바뀔 수밖에 없다. 전세계 봉제공장이 현재와 같은 형태의 경영이나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껏 변한 게 아무 것도 없다. 그냥 ERP성 정보를 모아서 경영정보화 시키고 ERP성 정보만으로 움직이다 보니까 더 나아갈 수 없었다. 정보 속에 담겨 있는 정확성이라는게 내가 볼 때는 50%도 안된다. 그것만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품질을 높이는 이런 일들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 봉제 자동화에 대한 견해
“지난번 ‘봉제기술’誌에서 ‘Sewbot’ 관련 기사를 봤다. 봉제 자동화에 목말라 하던 기업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기엔 충분했다. 즉 ‘Sewbot’은 봉제 자동화에 있어 하나의 답은 된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현재 봉제현실에 맞는 개념이냐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이 보도내용을 접한 봉제기업 관계자들은 실제로 만만치 않겠단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나 역시 가고자 하는 방향은 이해하겠으나 코스트도 비싸고, 아직은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다는 느낌이랄까, 이를테면 리얼하지 않다고 느꼈다. 이런 시설의 대전제는 우선 대량생산이어야 하고 하나의 패션이, 디자인이 일관성 있게 유지가 되어야 한다. 아주 간단한 아이템을 대량생산하는 것은 모듈화 시켜서 하면 된다. 티셔츠 같은 경우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런 시설에 대한 투자 대비 아웃풋도 고민해 봐야 한다. 물론 인력은 많이 줄어들겠지만 수시로 패션이 바뀌고 소재도 바뀌고 장치들도 바뀌는데 그 플렉시블한 걸 어떻게 대응하겠냐는 것이다.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변화하는 패션의 다양성에 기민하고 유연하게 대응 할 수 있을 것인지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다. 다만 이러한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환경이 부러울 따름이다. 미국 같은 나라는 워낙 펀딩이 좋으니까 생각한 것을 현실화 시키기에 좋다. 완성 여부를 떠나 시도해 볼 수 있는 토양이 우리와는 비교가 안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 쪽이라면 캐피탈이 좀처럼 움직이질 않는다. 반면에 무슨 게임이나 만들고, 음식 딜리버리 하는데는 수백억씩 펀딩이 몰린다. 현실이 이 모양이다. 그런 면에서 펀딩을 통해 ‘Sewbot’을 진화시켜 나가는 게 일견 부럽다는 뜻이다.”

= 생산시스템의 흐름
“이제는 스마트폰 앱에 자신의 사이즈를 담아두고 의류제품을 선택하고 구매하는 추세다. 이른바 패스트패션을 넘어 울트라 패스트패션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다. 그런데 우리는 ‘대형 공장에서 인력을 대량 고용해 대량 생산하는 형태’에 오래 길들여져 있다.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공장형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하게 변해 가고 있다. 소재도, 선택도 변하고, 주문하고 딜리버리되는 사이클도 짧아졌다. 가면 갈수록 고용도 엄격하고, 코스트도 높아지다 보니까 점차 봉제공장이 셀(Cell)화 되어가고 있다.”

= 앞으로?
“긴 세월 재봉기와 자수기 개발에 몸바쳤다. 현장과 치열하게 싸워가며 기술노하우를 쌓았다. 다행스러운 건 그러면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것이다. 고통 속에서 만들어진 노하우들이다. 이 기술로 세계시장을 노크하는 일은 BOGM의 몫이다. 과거 선두에 서서 꼼꼼하게 챙기던 연구와 개발 그리고 해외마켓팅은 BOGM의 구성원들이 이어 갈 것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서 해외에 팔아 성공하려면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컨셉과 품질을 가져야 한다. 그런 정신으로 힘든 환경을 헤쳐 나갈 것이다.<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