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르포 | 베트남 남딘 및 흥옌지역 취재기

식을 줄 모르는 열기, 저력의 한국 봉제

지난해 11월 베트남 북부 하노이 인근에 진출해 있는 한국 봉제업체 취재에 올랐다. 취재 당시에는 TPP(Trans-Pacific Partnershi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체결 기대감으로 해외 투자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했다. TPP 체결이 무산된 현재에도 베트남의 투자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현지 진출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출해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북부지역 한국 봉제업체들의 마지막 취재 일정을 스케치해본다. <편집자주>

마지막 취재 일정은 하노이 시내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흥옌(Hung Yen) 지역과 2시간 거리인 남딘(Nam Dinh) 지역에 위치한 한국 봉제업체 취재가 예정되어 있다. 거리상 멀리 떨어진 남딘지역을 먼저 방문하고 하노이로 돌아오면서 흥옌지역을 취재하는 코스를 잡았다. 아침 9시, 하노이 시내에서 거대한 오토바이 행렬을 겨우 뚫고 외곽으로 빠져나오자 제법 넓은 도로가 펼쳐진다. 시내에서 남쪽 남딘성 방향으로 접어드는 고속도로다. 지난해 하노이와 남딘구간이 새롭게 개통되면서 이동시간도 대폭 줄었다. 고속도로 최고 시속은 120km로 달리는 차들이 별로 없으니 한산한 도로 위를 마음껏 달리는 기분을 만끽해본다.

달리는 고속도로 주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평야지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차 속에서 봐도 끝나지 않는 평야지대에 곳곳에 공장시설이 들어서 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공장을 새로 짓는 광경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저 넓은 평야에 차츰 공장들이 들어선다고 생각하니 베트남의 발전 가능성에 기대감이 든다. 예상외로 1시간 40여 분 만에 도착한 남딘성은 베트남 북동부 해안에 위치해 있으며, 북동쪽으로는 타이빈(Thai Binh)성, 북서쪽으로는 하남(Ha Nam)성, 남서쪽으로는 닌빈(Ninh Binh) 성과 각각 경계를 이루고 있다. 남딘지역 봉제업체들은 시내에서 십 여분이 더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으며, 이미 도로를 마주하고 많은 해외 기업들이 들어서 있었다. 남딘지역 한국 봉제업체들의 가동현황이 더욱 궁금해졌다. 지난해 12월호를 시작으로 베트남 북부지역 박장, 박닌, 하이즈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을 생산하고 있는 한국 봉제업체들의 탐방기를 이어왔다. 지속적인 최저임금 상승과 인력난 증가 등 한국 봉제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면서 이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도 들어보았다. 급변하는 베트남 봉제환경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선전하고 있는 한국 봉제업체들을 볼 때 한국 봉제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남딘과 흥옌지역 탐방기를 마지막으로 베트남 현지 르포를 마무리한다.

 

[SHIN MYUNG FIRST VINA CO., LTD.]

1998년 설립된 (주)신명훠스트(대표: 이남성)는 운동복 재킷, 바지, 스포츠웨어 생산업체로 서울 중랑구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 국내 생산 및 중국 하청생산을 해오다가 생산여건 악화로 인해 2014년 베트남 북부 남딘지역에 진출해 자체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강승철 법인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베트남 북부지역의로의 진출 배경은?
설립 초기 국내 공장을 운영하다가 2002년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다롄, 칭다오 등 중국 현지 공장에 하청을 주고 의류를 생산해 왔다. 중국 인건비 상승과 생산여건 악화로 인해 오더 소화에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자체 공장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기존 진출 업체들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시기에 베트남 북부지역 남딘성 인근에 공장을 물색하면서 진출을 가시화했다. 이 지역의 경우 농촌지역을 산업공단으로 조성하면서 해외 투자기업을 유치한 케이스다. 농촌지역의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도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했지만 정부에서 임대료 지원과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부여하면서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하게 됐다.

강승철 법인장과 봉제총괄 관리를 맡고 있는 변금숙 이사.

– 처음 가동을 시작하고 겪었던 어려움은 없었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 진출했는데도 스타트할 때 고생을 많이 했다. 숙련인력 확보가 우선 문제였다. 이곳이 인력이 풍부하지만 정작 봉제기능자는 많지 않았다. 초기 가동을 시작하면서 봉제 경력자를 고용했는데 대부분 경력자가 아니었다. 경력자라고 들어온 사람들이 해오던 아이템 자체가 달라 스포츠 의류 생산에 애로가 많았다. 하지만 꾸준한 봉제기술 교육을 통해 근로자 90%가 창설 멤버로 이루어져 있다.

– 공장현황과 인력수급 상황은 어떠한가?
28,748 스퀘어미터 부지에 65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생산라인은 9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 내수 위주로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최근 인근에 대만 신발 공장이 다수 들어서면서 인력 수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만 신발 공장 한 곳에 필요한 인력이 15,000명 수준인데 이 정도 인원이면 더 이상 제조업이 들어오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우리 공장 근로자들이 그 쪽으로 이직을 했다가 돌아온 경우가 많다. 사용 기종이나 작업 시스템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인력 수급 문제를 길게 보고 가야하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4년 베트남 남딘지역에 진출한 신명훠스트는 현재 90% 이상 창립멤버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성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 최근 노동법과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체감은?
기본적으로 베트남 정부에서 오버타임을 줄이고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것은 일을 많이 시키지 않고 고용을 늘려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또한 잔업을 최대한 하지 않을 방침이다. 데이터상으로 잔업시간이 길면 생산성이 많이 나올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 야근을 해서 생산성을 내면 결국 다음날 작업에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생산성에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정부 방침대로 철저히 노동 관련 법규를 준수하기로 하고 되도록 오버타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

– 원활한 노사관계를 위한 노력이 있다면?
한국 관리자는 나를 포함해 행정업무와 봉제현장 총괄 등 3명뿐이다. 현지화를 통해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자 근로자의 경우 축구부를 결성하여 매주 축구시합을 진행하고 있다. 나 역시 전후반을 직접 다 뛰면서 친밀감을 형성해 오고 있다. 근로자간에도 친밀감을 통해 라인별로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목표량 즉, 불량률이 적고 출근률이 높은 라인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GEU-LIM CO., LTD.]

(주)거림트렌드(대표: 송명섭)는 2001년 설립되었으며, 베트남 흥옌 공장은 2013년에 진출한 케이스다. 정필영 공장장을 만나 가동현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 주 생산 아이템과 현지 생산법인 소개를 부탁한다.
베트남에 총 4개의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타이빈성에 9개라인, 탱화성에 8개라인, 하남성에 5개라인, 본 공장인 흥옌성에는 10개라인, 총 1,150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 생산 아이템은 바지류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갤럭시, 로가디스 정장바지, 제이디엑스(JDX), 슈페리어(Superior), 루이카스텔(Louis Castel) 등 국내 내수 브랜드 골프 바지는 전부 생산하고 있다. 풀가동 시 연 400만장을 소화할 수 있는 규모다.

– 인근 지역에서의 인력 유입은 어떠한가?
베트남의 빠른 발전과 전자-IT기업들의 진출로 베트남 북부 박장, 박닌지역은 이미 인력을 구하기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남딘지역 인근에 봉제과정을 가르치는 대학교가 있어 이곳에서 봉제기술부터 데이터 분석 및 CAD/CAM 등 기본적인 실무 위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교육이 완료되면 우리와 연계하여 바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없다.

정필영 공장장은 현지화를 통한 관리자를 육성하고 근로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생산성이라는 것이 같은 스타일을 작업해도 매일 다르다. 어느 날은 100장을 생산했다고 가정한다면 어느 날은 1,000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봉제는 사람이 작업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계로 찍어내는 것처럼 정확한 시간에 목표한 수량이 나오기 어렵다. 매일 1,000장씩 나오던 라인도 한 순간 방심하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게 봉제다. 만약 봉제라인에 근로자 한명이 결근하면 그 라인은 상당한 타격을 받기 마련이다. 이런 변수에 얼마나 잘 대처 하는가가 공장의 성패를 좌우한다.

–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 대책은?
생산일정에 맞게 모든 물량은 바로 투입되어서 바로 나와야 한다. 라인에 쌓여 있지 않아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작업이 순조롭게 흘러간다. 모든 라인에 동일하게 재봉기와 인력을 배치하면 라인별로 작업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 있다. 같은 아이템을 똑같이 작업하는데 한 쪽에서 작업 속도가 더디거나 생산성에서 차이가 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불필요한 로스를 줄이고 라인별 균형을 이룰 때 생산성도 덩달아 올라간다. 또한 현지 근로자들은 임금에 상당히 민감하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를 활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다.

중국 생산 원단은 이색이 많은 편이라 철저한 검수를 통해 불량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베트남 봉제를 다른 국가와 비교하자면?
베트남은 각국 봉제업체들이 들어오면서 생산 단가가 상당히 낮아졌다. 이 때문에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 중국산 원단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중국산 원단의 단점은 이색이 상당히 많은 편이기 때문에 근접 마카로 원단 폭을 44인치에서 22인치로 최대한 줄여 작업해 이색에 대한 제품 불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얀마, 중국 등의 근로자들은 2~3공정을 소화하기 쉽지 않아 라인을 단순하게 가져간다. 이렇게 되면 한 라인에 120명까지도 배치하게 되는데 베트남의 경우 여러 공정을 소화할 수 있어 라인의 필요 인원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지원으로 제한 없이 투자에 따른 규모와 설비를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현지화의 중요성은 어디에 있나?
베트남에 왔으면 현지인을 발굴하고 키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공장은 나를 포함해 한국인이 두 명뿐이고 전부 현지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 대부분 공장에서 중간 관리자를 중국이나 한국에서 데려와서 채용했는데 지금은 베트남 현지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현지화를 통해 라인 당 들어가는 인원을 소폭 줄일 수 있는데 적은 인력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제3국 관리자들이 아무리 언어 실력이 뛰어나도 쉽지 않다. 현지화를 통한 관리자를 육성하는 하고 근로자들과 소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EVERPIA VIETNAM JSC.]

(주)에버피아(대표: 이재은)는 이불, 베개 등 침구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1993년 12월 베트남 최초 100% 한국투자기업으로 하노이에 진출하여 2010년 12월 호치민증권거래소(HOSE)에 상장했다. 성공적인 현지화를 바탕으로 베트남 전체 베딩 내수판매 1위와 하노이 패딩매출 1위의 성과를 올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흥옌공업단지 내 위치한 동사의 이오열 공장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에버피아 소개와 생산 법인 상황은?
하노이 본사 및 생산 공장을 비롯해 흥옌, 동나이 지역에 별도의 생산라인을 가동 중에 있다. 남부지역으로 호치민과 다낭에 지사가 설립되어 있으며, 캄보디아 현지 법인도 가동 중이다. 하노이 공장 규모는 15,000 스퀘어미터, 흥옌 공장 17,960 스퀘어미터, 동나이 공장 37,762 스퀘어미터로 동나이 공장 규모가 가장 크다. 자체 브랜드는 1999년 출시된 베트남 대표 침장 브랜드 ‘에버론(EVERON)’을 비롯해 ‘알테미스(ARTEMIS)’, ‘에데린(EDELIN)’ 등 5개의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덱스픽스(DEXFIX)’는 고기능성 패딩브랜드이다.

에버피아 흥옌공장(17,960 스퀘어미터)을 총괄하고 있는 이오열 공장장

-초창기 진출 시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원인은?
전신인 한국물산이 1993년 베트남 진출 후 10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파산에 이르렀고, 임직원들이 인수해 경영했지만 결국 살리지 못했다. 2004년 당시 투자자였던 이 대표가 인수하고서야 변화가 시작됐다.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차입금과 사회주위 국가의 인맥을 중요시하는 문화 탓에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았다. 먼저 영업이익이 전부 이자로 쓰이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투자자를 찾았고, 2007년부터 3년간 직원의 95%를 부정부패로 해고 등의 특단 조치를 취했다.

– 성장 동력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육을 통한 현지 근로자들의 인식 변화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2008년부터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해 성과가 있는 직원에게는 회사 자사주를 나눠주고, 유명무실했던 연말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회사 성장과 함께 인센티브를 900%나 주기도 했고, 현지인 최초의 임원 승진 인사까지 단행하면서 부정부패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회사가 돈을 벌면 열심히 일한 직원은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친 셈이다.

성공적인 현지화를 바탕으로 베트남 전체 베딩 내수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에버피아는 직원들의 복지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 직원들 편의시설과 물론 구내식당 규모가 상당한데?
본관 3층에 헬스장, 당구, 골프 퍼팅시설을 비롯해 카페테리아 등 직원들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여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특히 식당의 경우 건물 옥상을 활용하여 설계하였는데 500여 명이 한 번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수용 인원이 한계가 있어 기다리며 먹는 것도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 직원들 사이에서 회사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우리 회사에 대한 직원들과 주변이 명망은 높은 편이다. 우리 공장만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 드물고 주변 공장보다 평균 월급이 상대적으로 높다. 근로자들에게는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편이다. 근무 연수가 높은 근로자가 많을수록 공장의 생산성이나 품질은 안정될 수밖에 없다.

– 동사만의 경쟁력과 앞으로의 목표는?
철저한 직원 관리와 더불어 고급화 전략을 통해 성과를 이뤘다. 특히 중국산 저가제품이 장악했던 시장에서 유일한 100% 면 침장류로 승부했다. 원단 소싱 이외에 모든 것은 자체생산하고 있으며, 20여명이 넘는 디자이너들이 매년 40개가 넘는 패턴을 개발해온 것도 적중했다. 베트남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고급 브랜드인 에버피아를 알고 있을 정도로 베트남에서 인지도는 상당히 높다. 현재 흥옌성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지역에 4공장을 준비 중에 있으며, 올해 한국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NINE MODE VINA LTD.]

나인모드(주)(대표: 옥성석) 베트남 생산법인은 개성공단 입주업체로 지난해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베트남북부 흥옌성에 대체공장을 마련하고 가동에 들어간 케이스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해외에서 처음으로 대체공장을 구하고 가동한 나인모드는 현재 5,832 스퀘어미터 부지에 건평 8,500 스퀘어미터 규모에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주 바이어는 BEAN POLE.LADIES, GALAXY, YAGI, C&A, CROSS PLUS, FOREVER 21 등으로 한국(40%), 일본(40%), 미주(20%)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김태호 법인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베트남을 대체 생산기지로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개성공단 폐쇄 후 밀려있는 오더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였다. 바이어와의 오더 부분을 해결하고 납기를 맞춰야 했기 때문에 발 빠르게 대체 생산기지 물색에 나섰다. 그중 베트남은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겸비하고 수출 관세 혜택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한 달 반 동안 베트남 남부 호치민과 북부 하노이 인근 지역을 돌면서 40여 군데 공장을 컨택했다. 생산이 바로 들어갈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가동 중이던 봉제공장을 인수하고 기존의 봉제 근로자들을 그대로 물려받는 조건에서 계약이 진행됐다. 다행히 빠른 시일 내에 조건에 맞는 공장을 찾아 공백 기간 없이 생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 생산라인 구축은 어떠하며, 연간 생산 케파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공장 가동률의 절반 수준만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13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나 7~8개 생산라인만 가동 중이다. 라인 당 36명의 근로자들이 작업이 가능하지만 인력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어 100% 가동은 못하고 있다. 100% 가동 시 전체 근로자는 1,000명이지만 현재 500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풀가동 시 월 생산케파는 250,000PCS로 연간 3백만 장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 인력 수급의 어려움은 어디에 있나?
흥옌성의 총 인구는 12만명으로 대체적으로 풍부한 노동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전자 기업뿐만 아니라 IT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근무 환경에서 봉제업보다 전자-IT 기업을 선호하다보니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흥옌성에서 외국 봉제기업으로는 우리가 유일하기 때문에 비교적 봉제 근로자 수급이 원활한 편이나 전체 가동률에는 아직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에 편의시설 및 쾌적한 근로 환경에 대한 투자와 근로자 복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중 가장 빠르게 베트남으로 진출한 나인모드는 셔츠외에 바지류 등 다양한 아이템을 생산하면서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가장 주안점을 두고 관리하는 것은 무엇인가?
작업을 빠르게 한다고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인 생산과정에서 작업 속도가 느린 것은 인정할 수 있으나 무조건 빨리 작업하면서 불량률을 높이는 것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더딘 작업 진행보다 불량으로 인한 작업 지연이 훨씬 많은 손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불량 발생이 줄어들면 생산성은 자연히 올라간다.

–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베트남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전 세계 봉제기업이 진출하면서 무한 경쟁체제로 변모했다. 그만큼 경쟁력이 중요하다. 우리는 개성에 있을 때 대표적인 셔츠 전문 생산업체였다. 하지만 베트남에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셔츠뿐만 아니라 바지류 생산도 병행하고 있다. 한 가지 아이템만으로는 사실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다이마루를 비롯해 재킷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동 중에 있다. 또한 본 공장 외에 외주 협력업체를 유기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함으로써 생산 아이템 확대를 통한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