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 (주)국동 사장

‘국동’이 ‘스마랑’에 둥지를 튼 까닭은?

니트의류 수출기업 (주)국동(회장: 변상기)이 인도네시아 스마랑(SEMARANG)에 생산라인을 증설,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5월 하순, 스마랑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변상기 회장과 김정규 사장 그리고 주요 임원들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바로 창업자 변효수 선대 회장이 86세 고령에도 불구 현지에 머물면서 공장건설을 진두지휘하다 과로로 쓰러져 지난해 2월 6일 타계하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고인의 유지가 담겨 있는 스마랑 공장 증설에 변상기 회장은 많은 공을 들였다. 현지를 분주히 오가며 공장건축과 생산설비 셋업 과정을 지켜본 동사 김정규 사장을 만나 스마랑 생산라인 증설에 따른 뒷얘기와 현지 봉제생산 환경을 들어보았다.<편집자주> 


 스마랑(SEMARANG) 지역의 봉제생산 환경은?
스마랑은 중부 자바섬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스마랑과 자카르타는 비행기로 한시간, 자동차로는 5~6시간 거리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60%가 자바섬에 산다. 섬 하나로만 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곳이다. 그만큼 유휴인력이 넘친다. 이곳에 공장을 짓는다고 하니까 인근 지역에서 4~5천 명이 일하고 싶어 할 정도다. 손재주 좋은 것도 모두가 공감할 정도로 이미 검증됐다. 중부 자바 쪽은 저개발 상태라서 우리가 공장부지를 마련해 들어가려는 지역도 월급이 US$100 수준이다. 자카르타에는 강경노조가 많으나 아직 이쪽은 그렇지 않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아마도 지역간 균형발전을 빌미로 임금 격차가 줄어들게 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지역 임금이 오를 것이란 얘기다. 우리나라도 봉제근로자 월급이 아시안게임 전에 20~30만 원 하다가 아시안게임이 끝나자, 50~60만 원으로 금방 올랐었다. 어쨌거나 지금 기준으로 볼때 충분한 인력자원, 양질의 노동력, 저임금 등 봉제 생산기지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다른 봉제회사들이 베트남으로 갈 때 국동은 2002년도에 이미 스마랑에 말뚝을 박았다. 당시 스마랑 지역의 월급이 베트남 호치민의 20불 보다 훨씬 많은 30불이었다. 그러나 공장을 짓는 사이 호치민은 30불을 넘어섰고 스마랑은 그대로였다. 고 변효수 명예회장의 선견지명이 통했던 것이다.

국동 스마랑 공장 봉제생산라인

 생산라인을 증설하게 된 배경은?
캐파가 커진데다 자체생산 비중을 늘리기 위함이다. 현재 자체생산과 외주작업 비중은 45:55 수준이다.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거나 중저가 제품은 외주작업으로, 공정이 복잡하거나 중고가 제품은 주로 자체 생산하는 편이다. 이처럼 생산 이원화 전략을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고 있으며, 선수주 후생산방식의 비지니스모델을 구축하고 있어 재고나 반품 부담이 없는 최적의 원가경쟁력을 보유한 사업구조이다. 미국 이커머스 의류산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우리 회사도 세계 최대 스포츠웨어 온라인 쇼핑몰인 파나틱스(Fanatics)에 납품하고 있다. 이에 따른 물량 확대도 그 이유다. 추가적인 수요에 적극 대응키 위해 앞으로도 생산라인을 더욱 늘려 나갈 것이다. 빠르면 올 하반기에 스마랑과 거리상 가까운 바땅(BATANG) 지역에 신규 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데 현재 밑그림 중이다.

 신규 공장을 염두에 둔 ‘바땅(BATANG)’이란 곳은?
‘바땅’ 지역에 확보해 둔 부지가 농업용지로 되어 있어 공업용지로의 용도 변경이 쉽지 않아 공장 신축을 보류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市長이 조코위 대통령과 같은 집권당 소속으로 바뀌면서 인허가 문제가 해결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그곳에 철골을 비롯 건축자재가 들어가 있고 평탄작업까지 끝내 놓은 상태다. 허가만 나오면 곧바로 파일을 박기 시작할 것이다. 부지가 5만 스퀘어미터이다. 40~50개 라인을 계획하고 있다. 시 인구가 80만 명에 이를만큼 인력 또한 걱정이 없는 지역이다.

 현재 신규 생산라인의 가동상황은?
지금 공장 인원은 거의 다 찼다. 대부분 초보자들이다. 오버록, 삼봉 등에 숙달되려면 서너달 걸릴 것이다. 현재 가동율은 70% 정도다. 한국인 근무자 10여 명이 현장에 투입되어 봉제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증설된 15개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국동의 봉제품 생산 능력은 31.3% 가량 확대될 것이다.

 통상 공장 신증설 시, 어떠한 기준으로 생산설비들을 선정하나?
재봉기는 오랜 세월 국동과 함께해온 파트너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일부 주요 설비는 노미네이션하고 그밖에 주변기기는 지금까지 메이커나 공급처로부터 견적을 제출 받아 생산효율, 내구성, 기능 등을 따져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 공장을 증설하면서 시행착오도 여러번 겪었고 많은 걸 배웠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대형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몇몇 오너에게 물어봤다. “당신네는 어떻게 200~300개 라인을 뚝딱 짓는가? 우린 15개 라인 증설하는데도 난리가 아니었는데…” 답은 턴키(Turnkey)방식에 있었다. 앞으로는 재봉기와 몇몇 주요 생산설비를 제외한 나머지 시설과 봉제주변기기 일체는 턴키베이스로 돌릴 생각이다.

 미국·멕시코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은 멕시코 경제를 위협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양측이 협정을 폐기하는 최악의 수순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멕시코에도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 국동의 생각은?
얼마전 KOTRA에서 열린 멕시코 투자설명회에 다녀왔다. 멕시코 측 장차관들이 나와 질의에 답했다. USTR(미 무역대표부)가 NAFTA를 어떻게 해보겠다고 하는데, 섬유 어패럴 쪽은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했다. 기존의 나프타 조항을, 각종 나프타 협정서를 첫 페이지부터 다시 보는게 아니란 얘기다. 민감한 자동차나 철강 등이 재협상의 네고 거리가 될 것이라 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멕시코 관리는 사견임을 전제하고선 “재협상을 하든, 무효화하고 다시 논의하든, 어쨌거나 시간이 걸릴테고 그러다보면 미국 대선이 다시 온다. 트럼프 재선은 어림도 없으니 저절로 무효화될 것”이라며 걱정말라 했다. 트럼프 초기에 멕시코 투자가 딱 끊겼다는 소식도 들렸다. 우리 역시 멕시코 공장에 필요한 5억 짜리 텐타 장비를 발주했다가 어떻게 될지 몰라 보류했다. 다행히 최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다시 실었다. 이미 나프타는 법령도 거기에 맞춰 바꿔 놓았고 각종 시행령, 시행규칙, 집행기관, 관련 협회, 단체 모두가 협정에 의해 마스터플랜대로 돌아가고 있기에, 실행이 안되고 있던 TPP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국동 스마랑공장, 생산라인

 글로벌 봉제환경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동의 성적은 양호한 것으로 지표상 확인할 수 있다. 국동의 꾸준한 성장비결은 ?
트럼프 취임, 중국발 사드문제 등 대내외 여러 변수로 시장환경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 다행히 작년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22% 늘었다. 나이키나 H&M 등 주요 바이어가 연평균 10% 성장을 유지해준 덕이다. MLB를 생산하는 마제스틱(Majestic), 파나틱스(Fanatics) 등 신규바이어가 추가 됐고, 언더아머(Underarmour) 생산도 최종 협의 중이라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