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제화거리, 불황 한파 엄습

경기 침체로 인한 수제화 업계 적신호 | 2017년 2월호 업계풍속도

90년대 말까지 국내 신발산업은 만들면 팔릴 정도로 최고의 정점에 달했다. 국내 신발 공장은 물량을 맞추기 위해 밤낮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돌아갔고, 그 중심에는 국내 구두 생산량의 80~90%를 담당하던 성수동이 있었다.

과거에 비해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IMF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 밀려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2011년 ‘서울성동제화협회’ 설립으로 ‘성수수제화타운(SSST)’ 이 들어서면서 그 명성을 되찾았다. 성수수제화타운은 오픈 당시 하루 300여 명이 찾았고, 설립 7개월 만에 매출 5억을 달성하면서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대적인 세일 행사에도, 매장 방문객 수는 줄어

특히 수제화 조형물 및 벽화 등 특색 있는 수제화 테마거리 조성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수제화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갈수록 줄어지면서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도 한파가 불어 닥쳤다. 지난 1월 초 2호선 성수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수제화 거리를 찾았다. 성수역 1번 출구와 인접해 있는 성수수제화타운 매장 내에는 ‘한정세일 30%’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었으나 수제화를 사려는 손님은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었다. 수제화 타운을 중심으로 길게 늘어선 수제화 거리 매장들도 손님이 없어 대부분 한산한 모습이었다.

from SS 유홍식 구두명장은 지속적인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수제화를 찾는 손님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이야기 한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좋은 품질로 입소문을 타면서 평일 하루에만 6~7명의 주문 제작이 들어왔습니다. 10만 원대 초반이면 백화점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품질과 디자인에 맞춤 구두를 갖게 되니 주문량도 많았어요. 주말에는 기본으로 20명 이상이 드나들었지만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그나마 찾는 손님도 제작 문의가 대부분이지 주문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어요. 지난해부터 매출이 많게는 20~30% 줄어들었습니다.” 수제화 거리 한 매장에서는 ‘수제화 50~60% 빅 세일’이라는 대형 플랜카드를 내걸었다. 상설할인판매장인 이곳은 이월된 수제화를 저렴하게 세일해서 판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진하다고 매장 관계자는 말한다.

“경기침체로 수제화 거리를 찾는 손님이 줄어들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절반이상 세일을 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많지 않습니다. 수제화를 절반이상 세일해도 5~6만 원선인데 비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기성화의 경우는 2~3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어요.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과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부 제조업체들은 수제화 생산을 포기하고 브랜드나 시장제품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다. 수제화 제조와 매장운영을 병행하면서 지속적인 적자에 따른 위기의식 때문이다.

중국산 저가 물량 이중고, 수제화 대신 OEM 생산

성수동에서 수제화 제작과 브랜드 납품을 병행하고 있는 D&G 도영기 대표는 중국에서 생산된 합피 구두가 대량 유통되면서 단가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국내 수제화 제조는 합피 원가보다 높은 천연 가죽을 소재로 쓰고 있고 인건비가 높지만 중국보다 생산성이 낮습니다. 경기가 회복되어야 수제화 수요도 늘어나겠지만 지금처럼 불경기가 지속되면 중국산 2~3만 원대 신발과 경쟁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수제화 제조만으로는 버티기가 힘든 게 현실입니다.” 경기침체와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의 이중고로 인해 구두 장인들이 직접 만들어낸 개성 있는 구두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현재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는 제조업체부터 부속업체를 포함해 400여 개 업체가 밀집해 있으며, 완제품 구두 매장은 약 200여 곳으로 국내 수제화 제조와 판매업체 70% 이상이 성수동에 위치해 있다. 국내 구두 메카인 성수동 수제화 거리. 최고의 구두 장인들의 명성이 앞으로 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張喜雄 記者] chang@bobbin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