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사기 바이어 비상, 어떤 수법 썼나?

이메일로 접근하는 신종 무역사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데 | 봉제레이더

중국 바이어들의 국제 사기행각에 한국 의류 수출기업들이 울상이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수법에 업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KOTRA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허베이성 소재 ‘R 인더스트리’ 에 대한 한국 수출기업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R사는 한국 의류 수출기업들을 상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수만 달러 규모의 주문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해외진출종합상담센터로 2주 연속 4~5건의 상담이 접수됐으며, 센터로 문의하지 않은 기업을 감안하면 최소한 50개사 이상의 한국기업이 R사와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R사의 사기수법은 수출용 영문 홈페이지나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에서 한국기업의 연락처를 수집하고, 메일에 응대하면 이런저런 사유를 들며 송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 수출 초보기업이 걸려들 우려가 상당히 크다.
최근 발생한 무역사기 중에서 의류 수출업체 A사 사례를 살펴보면 A사는 이메일을 통해 대량의 재킷을 구입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모든 논의는 이메일로만 이루어졌으며, 제품의 수량과 가격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다.

마침 중국에 출장 예정이었던 A사는 연락을 주었던 중국 업체의 사무실을 방문하기로 하였고, 중국 업체는 방문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 특히 공항 픽업까지 나오는 등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국 업체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사무실은 번듯한 외관을 자랑했으며, 사무실 내에는 다수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다. A사는 중국 업체와 계약서를 작성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이후 중국 업체는 대금 결제 시 발생하는 송금 수수료를 요구했다.

중국에 파트너가 있었던 A사는 파트너를 통해 거래하기를 제안했으나 중국 업체는 각종 핑계를 대며 거래를 피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행동에 수상함을 느낀 A사는 KOTRA 청두 무역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결과 사기업체임이 밝혀졌고 A사는 진행됐던 거래를 모두 중단하는 선에서 피해 없이 마무리 지었다.

지난달 발생한 무역사기 수법에서도 R사는 한국기업에 신뢰를 주기 위해 단계별로 다른 수준의 금전을 요구했다. 또한 구매계약서를 작성할 때 중국 내 공증이 필수적이라며 공증비 분담을 요구하거나, 실제 공증서 사본과 공증비용을 지불한 세금계산서를 첨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출기업들이 지불관행에 따라 수출대금의 3~4%를 송금하려고 하면, 이들은 환전 수수료가 너무 비싸니 분담하자는 요구를 했다. 단계별로 요구금액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보니 일부 업체는 소액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송금하려 하기도 했다.
문제의 R사는 그 외에도 수상한 점이 많았다. 홈페이지가 부실하고, 게재된 연락처와 통화가 원활하지 않았으며, 이메일로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지만 실제 통화 시 영어 소통에 장애가 많아 실제 국제 거래를 하는 바이어라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메일주소도 회사 도메인이 아닌 일반 공공메일을 사용했으며, 홈페이지에 게재된 취급품목이 잡다하고 연관성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중국 공상행정국에 등기되어 있지 않은 정체불명의 기업이었다. 중국 공상행정관리국은 기업의 등기현황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으며, 신설기업을 제외하면 검색되는 것이 정상이다.

KOTRA는 무역사기는 연락단계에서 주의하지 않으면 상담, 계약, 선적 등의 단계로 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쉽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메일로 갑자기 대량주문 의사를 밝히는 바이어라면 일단 사기를 의심해야 하며, KOTRA 등 유관기관과 상담을 우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업체가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국발 사기사건을 접하면서 중국 바이어의 정확한 신상파악은 물론 이메일을 통한 접근에 대한 관련업체들의 신중하고 조심스런 자세가 필요할 때다.

[張喜雄 記者] chang@bobbin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