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처럼 봉제공장 단속하라?

당국의 손 놓은 봉제업 방치에 뿔난 공장들 | 확대경

바다 건너 미국 LA에서 요즘 심심찮게 봉제공장 노동법 단속 소식이 들려온다. LA 지역의 한인 봉제공장들이 주요 타깃이 되어 단속대상이 되고 있는데 너무 낮은 임금 지급이나 불법 고용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미국 당국은 노동법 단속 결과를 발표했는데 불법 발생 양상이 우리나라와 너무나 판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미국의 소매체인점들은 지난 수년간 임금 인상률에 따른 가공임을 적절히 책정해 공장에 주지 않았고 결국 그것이 낮은 임금 지급과 불법 고용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국은 임금 인상률에 따른 적정한 하청 가공임을 의류업자들이 봉제공장들에게 지급하도록 당부했다고 한다. 이런 미국 노동 당국의 지적에 이들 봉제업체들로부터 의류를 공급받아온 포에버21, 로스, TJ맥스 등의 의류업자들도 불만을 쏟아냈다.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의류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공임을 올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수입 의류와 가격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납기가 중요한 일부 제품 외에는 사실상 생산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이번 일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봉제 사정도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고 태평양 건너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어쩌면 이렇게도 우리 봉제현실과 닮아 있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미국처럼 노동법 단속을 했더라면 아마 웬만한 봉제공장들은 다 걸려들고 말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부산 소재 봉제업체인 S사의 관계자는 관계 당국의 방치가 우리나라 봉제공장 업주들을 범법자로 양산하고 있다고 말한다.

“수년째 제 자리 걸음인 가공임 체계 속에 봉제공장들이 법적인 테두리 속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되겠습니까? 4대 보험 가입과 퇴직금 적립 의무화 조항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공장들의 비율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지금과 같은 가공임 현실 속에서는 합법적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공장들은 많지 않습니다. 당장 관계 당국에서 조사 나와서 파헤치면 대부분 공장들이 불법 운영으로 걸려들게 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은 노동법 단속이라도 해서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이라도 했지만 우리나라는 당국이 관심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아무런 대책 마련이 없다는 것에서 업계는 답답함을 호소한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숙녀복 업체 M사의 L사장은 관계 당국이 봉제업체들의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오히려 약점만 잡아 업계의 자생 의지마저도 뭉개는 일이 많다고 이야기 한다.

“봉제공장들은 직원들과 정식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세무 관계에 대해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정식 고용 계약보다는 4대 보험 가입과 퇴직금 공제를 꺼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용직 형태의 근무를 요구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임금 지급에 따른 세무 관계를 명확히 처리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결국 나중에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거액의 벌금을 납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무 조사만 적극적으로 하지 말고 정말 봉제공장의 현실이 뭔지를 파악하고 벌금을 물려도 물리라는 것입니다.”

봉제업체들은 미국처럼 오히려 단속이라도 해서 봉제업계의 현실이 어떤지 제대로 파악이라도 해주라고 이야기한다. 임금 인상에 따른 가공임 인상이 왜 수년째 되지 않고 있는지 그에 따른 문제가 무엇이고 해결책은 없는지 파헤쳐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물량이 해외로 나가고 있어 국내 산업에 피해가 심각한데 이에 따른 해결책은 없는지 제발 파악 좀 해달라고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李相澈 局長] lee@bobbin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