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만난 사람 | 손태문 | 썬스타판매㈜ 대표

차별화된 기술과 전략으로 미래 시장 개척
국내 대표적 자수기 재봉기 메이커인 ㈜썬스타는 최근 미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글로벌 재봉기, 자수기 시장이 시시각각 환경 변화로 지각변동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대표적 메이커로서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지고 있다. 썬스타판매㈜ 손태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봉제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아닐까 싶다. 썬스타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SSFS(썬스타 최첨단 스마트 생산관리 시스템)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SSFS는 작업의 전 공정을 자동화하여 글로벌 생산력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SFS는 IT와 융복합된 최첨단 산업용 재봉기 및 자수기에 적용된 생산관리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구매자와 공장, 기계 운영자, 디자이너의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여 생산의 전공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작업 현황을 파악하고 기계 가동 상황 등도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생산보고를 위해서 별도의 자료를 취합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바로 체크하고 파악할 수 있다.

≡ 상해에서 CISMA 2019가 최근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회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썬스타도 잔디자수기를 비롯해 주요 전략 기종을 가지고 전시회에 참가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느낀 것은 대부분의 자수기, 재봉기 메이커들이 어느 정도 일정 수준의 기술적인 진보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메이커들의 실험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다양한 주변장치를 장착한 화려한 자수기를 참관객들도 많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주변장치 개발 속도는 일본의 타지마도 중국 업체를 따라 가지 못할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중국에서 개발된 자수기 주변장치를 공급받아 각국의 메이커들이 부착해 사용할 날도 곧 오리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최대 8도 칼라까지 가능한 스팡클 자수기까지 나왔다. 아무튼 주변장치는 중국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CISMA 2019 전시장에 선보인 잔디 자수기

≡ 중국 업체들이 실험정신을 무기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은 있나?
실험정신이 강한 것은 분명 무시하지 못할 힘이다. 그리고 자본과 규모로 밀어붙이는 중국세가 사실 두려운 면도 있다. 그러나 자수 분야는 실험정신으로 새롭게 만들어내는 어태치먼트, 주변장치가 전부는 아니다. 근본적으로 자수는 수품질과 생산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지금 업계에서는 일본 타지마, 바르단, 썬스타, 중국 메이커 순으로 이 부분을 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업계의 평가에 대해 좀 더 지향점을 상향으로 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품질과 생산성을 지금 수준보다 더 높여야 한다. 자수기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사를 잡는 것이다. 단사가 잡히면 생산성은 따라서 올라간다. 저급사를 많이 사용하는 중국이나 파키스탄의 자수업계는 단사가 심하다.

우리가 한 콘에 몇 만원대에 달하는 금사, 은사를 사용하는 이유도 화려해서가 아니고 단사가 심해서 고급 국산 제품을 사용한다. 그러면 이 단사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단사는 실의 장력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장력을 제어할 수 있으면 단사는 줄어든다. 수품질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떤 메이커도 입력된 수치만큼의 정확한 스티치가 나오지 않는다. 2mm를 입력했다면 대부분 그 보다 못한 길이의 스티치가 나온다. 과거에는 수틀 모션을 어떻게든 제어할 수 있도록 방법을 연구했다. 수틀이 X Y 방향으로 움직일 때 관성이 생기고 그 관성을 제어할 수 있으면 수품질이 좋아지지 않을까 하고 많은 메이커들이 연구했다. 그러나 수틀의 관성 제어는 한계가 있고 수품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수품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바늘과 실의 간섭을 줄이는 부분에 연구를 집중했다. 그 결과 입력 수치에 가까운 수품질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수품질면에서 가장 앞선 장비로서 시장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카시트 공장 내부 전경

≡ 썬스타의 미래 먹거리 개발은 잘 되고 있나?
최근 우리가 야심차게 전개하고 있는 것이 잔디 자수기 보급이다. 이 자수기는 약 2년 6개월 전에 개발에 착수했고 제품화가 완료되어 현재 출시하고 있다. 양산 모델이 나왔지만 문제는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새로운 자수 기법이 시장에서 경제성을 획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스팡클 자수의 예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 기법이 시도된 것이 약 20년 전이다. 그러나 실제 5년 정도는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다. 스팡클 자수가 좋기는 한데 초기에는 스팡클 자수기가 부족해 생산할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개발되었지만 사장될 뻔한 것을 업계의 노력으로 기사회생시켰다. 그 결과 약 15년간을 스팡클 자수가 전성기를 누렸다.

잔디 자수 역시 마찬가지로 기법은 호평을 받고 있지만 정작 생산할 곳이 없으면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자수기를 앤드유저인 자수업체에게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브랜드, 유통업체에 먼저 샘플을 제시하고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잔디 자수 관련 전문가도 양성하고 디자이너도 키워서 역으로 브랜드가 앤드유저인 자수업체들에게 장비 구매를 권유하는 방식이 될 수 있도록 발상을 전환했다. 패션브랜드나 유통업체들이 잔디 자수기법을 알고 썬스타에서 이 장비가 개발되었으니 구매한다면 오더를 주겠다고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잔디 자수기의 성공여부는 결국 트렌드를 잡고 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우리는 브랜드를 대상으로 이 기법을 전파하기 위해서 을지로 사옥에 대형 잔디 자수 샘플실을 운용할 계획이다. 이런 시도를 통해 잔디 자수 기법이 전파될 수 있는 가장 빠른 루트를 찾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잠깐 이 기법이 주목받은 때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 생산할 곳을 찾지 못해 바람을 타지 못했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해외 대형 자수라인에도 교체주기를 감안해 잔디 자수기가 구색으로 보급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모색 중이다.

잔디자수 셈플

≡ 과거에도 잔디 자수 기법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 장비와 차이가 있다면?
과거에 개발된 장비는 잔디 자수를 하기 위해서 한 기종을 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일반 자수와 병행해 사용할 수 없다. 복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개발된 장비는 잔디 자수와 일반 자수를 함께 할 수 있다. 잔디 자수에도 일반 자수가 가미되어야 더 수려한 디자인이 나온다. 그리고 잔디 자수를 하지 않을 때에는 일반 자수기나 스팡클 자수 등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엔드유저들의 구매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 이번 전시회에서 확인한 것인데 중국 재봉기 위세가 무섭다. 재봉기 분야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상대적인 규모에 좀 질렸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중국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유럽의 웬만한 브랜드들은 중국에 모두 넘어갔다. 점점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코스트를 낮춰야 한다. 이미 중국의 웬만한 메이커는 품질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 전반적인 생산 인프라가 갖춰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설이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적정 품질 수준을 갖춘 중소형 공장은 우리 공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E-8050H

워낙 규모의 경제로 나오니까 우리 역시 중국 메이커에 당황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썬스타는 한국의 대표적 재봉기 브랜드로서 우리만의 자존심과 방향성을 잡고 가야 한다. 일반 범용 장비, 예를 들면 본봉의 경우에도 가격경쟁력이 없다고 시장을 버릴 수는 없다.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235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스터디셀러로 인정받는 모델이다. 요즘도 다이렉트 구동모터가 아닌 벨트식을 찾는 소비자도 많다. 이유는 분명하다. 국내 기술자들이 워낙 예민한 감각을 지녔기 때문이다. 심지어 손끝 보다 발끝 감각이 더 섬세하다고 이야기 하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소비자들이 벨트식 235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다이렉트 구동모터를 채용한 친환경 제품인 D235를 개발해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필드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반응이 좋다. 재봉기 시장은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가고 보다 고급화된 시장을 물색해야 한다. D235 역시 고급 봉제 현장에서 먹힐 수 있는 기종이지 대형화된 대량 생산라인에서는 코스트 문제로 쉽게 보급할 수 있는 기종이 아니다.

자동웨빙기 작업장 모습

≡ 또 다른 전략이 있다면?
범용 장비의 고급화도 우리의 전략이지만 특수 분야에 특화된 재봉기 개발도 향후 먹거리로 계속 개척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판매 속성을 살펴보면 대리점 영업을 통해서는 약 55% 가량이 팔리고 나머지 45%는 앤드유저의 요청에 의해 개발되는 특수 분야 재봉기들이다. 자동차 시트, 에어백, 침구 등에서 특수 재봉기 수요가 많다. 고객 요구에 의해 만들어지는 재봉기는 자체 기술 연구소를 통해 개발되지만 우리가 보유하지 못한 기술은 해외 메이커 것을 차용하거나 협업을 통해 만든다. 앞으로 고객 요구에 의해 개발되는 특수 분야 재봉기 제조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하나 향후 전략 기종으로 패턴 재봉기에 자수기에서 획득한 노하우를 접목시켜 봉제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패턴재봉기나 자수기나 X Y 방향으로 틀이 움직이는 것은 대동소이하다. 패턴재봉기 역시 직선으로 봉제할 때는 문제가 없으나 사선으로 가거나 방향이 바뀔 때 실이 뜨거나 하는 스티치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 이탈리아의 명차들이 왜 카시트를 손바느질로 작업하겠는가? 장인정신을 강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패턴재봉기로 품질을 맞춰낼 수 없기 때문에 손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패턴재봉기 역시 자수기에서 획득한 실장력 제어 기술이 접목된 제품을 출시하여 스티치 품질에서 확연히 차이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 앞으로 이런 기종들이 썬스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이상철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