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현지 인터뷰 | 편도균 | EINS VINA CO.,LTD. 법인장

최대의 매출 창출 기지, 동반자로 잘 보듬고 가야
글로벌 의류수출 전문업체인 세아상역의 최대 수출기지인 베트남 호치민의 EINS VINA의 편도균 법인장을 만나 최근 회사 근황과 당면 문제점, 향후 전략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 베트남 법인 현황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베트남에는 호치민과 하노이에 각각 생산법인이 있다. 호치민에는 EINS VINA, KJ VINA 2개 법인이 있으며 각각 5500명, 1500명을 고용하고 있다. EINS VINA에는 한국인 관리자가 44명 있다. 원래 60명이었는데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많이 줄였다. 시내 영업부에 별도로 26명이 근무하고 있다. 메인으로 거래하는 협력업체 직원을 합치면 호치민에는 대략 1만5천명이 우리와 함께 일한다. EINS VINA는 연간 2억8천만불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노이를 합쳐 베트남 전체적으로는 약 6억불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의류수출 전체에서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큰 매출을 내는 투자국이다.

⊚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거의 모든 대형 벤더들이 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아의 근황은 어떤가?
의류 분야의 매출만 놓고 보았을 때 그동안은 매년 10%~30%까지 매출 신장을 해왔다. 그 결과 18억불대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최근 매출이 정체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역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 대비 5~10%선의 성장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8억불대 매출을 달성을 할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인디에프를 비롯한 내수 사업과 STX의 플랜트 부문 인수 등 사업 확장도 많이 했다. 의류수출 외에 타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STX 플랜트 분야는 섬유산업과도 연관성이 있다. 주요 사업 분야가 친환경과 관련된 것이 많은데 태양광, 수력발전, 풍력발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바이어들은 친환경 부분에 관심이 많다. 에코 플랜트를 강요하다시피 벤더들을 옥죄고 있다. 당장 나이키는 연기 나오는 목탄, 소각 보일러 사용을 중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탄소를 발생시키는 보일러 대신 전기 보일러로 모두 교체하라고 한다. 심지어 배관설치도 하지 말라는 판국이다. 작업장에 전기보일러를 설치해 개별 아이롱 방식으로 하라는 거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주거래 바이어 중 하나인 타겟은 버려지는 패트병에서 섬유를 뽑아 다시 옷을 만드는 리사이클링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미국의 주요 바이어들이 지구를 살리기 위한 친환경,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친환경 경영에 발전, 재생에너지 분야가 전문인 STX 플랜트 부문과 연계해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 아마존이 의류유통의 변화를 가져오는 무서운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일부 봉제기업들은 이미 직접 거래를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나?
아마존의 등장은 전통적인 의류 생산과 유통 과정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미 직접 거래를 하거나 실험적으로 생산을 하는 업체도 있다. 우리 역시 아마존 관계자가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을 만큼 그들의 실제 움직임을 읽었다. 솔직히 아마존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그들의 방식이 노멀하지는 않다고 본다. 우리는 바이어인 글로벌 의류유통 기업들과 서로 파트너쉽을 가지고 기업 관계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닷컴 기업으로 대표되는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과 과연 파트너쉽 형성이 가능할지에는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아마존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대량의 오더를 우리 같은 벤더들에게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연속성을 가질 수 있을까? 한해 수천만불 작업을 받다가 다음해에 거래액이 제로가 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아마존이 의류 패션 영역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에 전통적인 의류유통 기업들은 대응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들은 바이어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뉴펙처 역할까지 하려고 들기 때문에 기존 유통질서와 산업질서가 무너지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거대 자본과 조직, 시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자들 줄세우기도 가능하다. 무한경쟁시대에 살다보니 사실 이런 것이 무섭기도 하다.

⊚ 베트남의 경제 발전으로 임금 인상 요구와 근로환경 개선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현지 정부쪽에서 법정근로시간 조정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현지 진출기업들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 아닌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법정근로시간을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줄이고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노동법 개정안이 나오고 있다. 복수 노조 허용은 2개 노조가 아니라 다수 노조를 허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캄보디아에서 다수 노조가 허용되는데 국내 기업 중 한 업체는 10개가 넘는 노조가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일은 안 되고 각각의 노조와 단체협약 하다가 허송세월 다 보낸다고 한다. 베트남도 이렇게 되면 심각한 문제다. 44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문제도 결코 호락호락한 사안이 아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약 10% 가량의 임금 인상효과가 발생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4시간이 단축되면 그만큼 잔업수당이 늘어나 비용지출이 더된다. 근로시간 단축은 더 나아가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주별로 근로시간을 계산할 때 토요일은 반나절 근무한 뒤 오후 시간은 버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과적으로 주 6일이 아니고 주 5.5일이 되는 상황이 오고 더 나아가면 주 5일이 굳어지게 될 것이다.

EINS VINA에는 44명의 한국인 관리자와 약 5500명의 직원이 있다.
메인으로 거래하는 협력업체 직원을 합치면 대략 1만5천명 정도가 된다.

⊚ 베트남 정부가 그동안 해외투자 유치하고 경제성장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일정부분 자국 근로자의 임금 인상 요구를 억제시키는 역할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는 그런 기조에서 변화의 모습이 보이는 것인가?
지금까지 베트남 정부는 외투기업들이 고용을 창출하고 근로자들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해 왔다는 점을 인정해왔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의 대외 여건이 좋아지고 경제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외투기업 가운데서도 거대 자본을 가진 전자, 자동차 등의 업종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반면 인력집약 산업인 섬유업종에 대해 과거보다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 베트남은 투자가 활발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과거 몇년 동안 최저임금을 두 자리 수로 인상하다가 최근 몇 년은 한 자리 인상으로 안정세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근로시간 단축이나 복수노조 허용 등과 같은 이슈를 던지면 우리로서는 점점 설자리가 없어진다. 솔직히 말해 주5일 근무가 위험한 것은 이것이 가져다주는 파장이다. 주5일제는 근로자들의 여가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촉진하라는 것이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임금이 올라가야 한다. 임금 안 올려주면 전업하는 비율이 늘 것이고 스트라이크 발생 빈도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 베트남 인력난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 어떤가?
베트남 중에서도 특히 남부권은 심각하다. 중부 다낭 지역도 심각하기는 매한가지이다. 남부권의 인력난을 피해 중부쪽으로 진출한 업체들도 인력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북부 하노이권역의 4급지는 아직까지 인력난이 덜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조만간 마찬가지 상황으로 바뀔 것으로 본다. 지금 베트남도 한 가정에서 아예 자녀를 낳지 않거나 한 두명 밖에 두지 않는다. 저출산으로 노동시장의 혼란이 생기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시내에 경영허가가 만료된 공장들을 외곽의 국공립 공단으로 이주시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곳에 가면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공단 인근에 근로자들을 위한 주택도 짓고 도로도 건설하지만 사람이 오지 않아 유령도시처럼 변한 곳이 많다. 결국 이런 당면 문제를 놓고 베트남에서 계속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인력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계화, 자동화, 로봇화로 방향을 맞춰 갈 수밖에 없다. 인적 자원 관리 측면에서는 복지와 인센티브제를 대폭 강화하거나 업무 성취욕을 높여서 최대한 기존 인력을 붙잡을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동안 베트남 정부에 섬유업종이 이 나라 경제에 기여해온 것을 강조하며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달라고 주장해 왔으나 이제 그런 것도 한계상황에 왔다.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야 전자나 IT산업, 자동차와 같은 산업이 훨씬 화려하고 더 메리트 있게 보이지 않을까.

⊚ 베트남이 중국의 발전 모습을 그대로 답습해간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중국을 잘 아는 지인이 호치민에 와서 보더니 10년 전 중국 광조우를 보는 듯 하다고 이야기 하더라. 부동산 상황도 그렇고 도시 발전 양상이 똑 같다는 것이다. 섬유 봉제가 10여년 전부터 중국에서 다 빠져나왔다. 베트남이 그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세아는 과거 중남미와 동아시아 투자 비중을 6:4 정도로 가져갔다. 지금은 베트남을 위시한 동남아가 7이고 중남미가 3이다. 중미는 퀵댈리, 퀵리스펀스에 적합한 베이직한 오더 위주로 한다. 베트남은 하이엔드급의 고퀄리티, 단타 소롯토 물량을 주로 한다. 그동안 베트남이 인프라가 잘 형성되어온 덕분에 성장하기가 좋았다. 접근성이 좋아 주재원들도 쉽게 나와 생활할 수 있었다. 동남아 지역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에 진출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전략을 펼쳤다. 베트남도 TPP가 안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이곳에 집중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지역적으로도 남부지역의 인력 수급 어려움을 예상해 북부 하노이에도 투자했다. 지금 남부지역에 소위 ‘몰빵’ 투자한 업체들의 상황이 심각하다. 100개 이상의 대형라인을 깔아놓고 사람이 없어 절반도 가동 못하는 공장도 있다. 캄보디아는 진출했다가 지금은 완전 철수했다. 앞으로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캄보디아는 대부분 공장들이 실패했다. 그 원인이 많겠지만 먼저 인구가 1700만명밖에 안 된다. 베트남 1억에 비하면 인력에서도 경쟁력이 없다. 노동환경도 나쁜데 최저임금은 베트남과 비슷하다. 더 심각한 것은 공장할만한 건물이 너무 없다. 국왕생일이다 뭐다해서 공휴일은 많고 문맹율도 높아 노동의 질이 낮다.

⊚ 미얀마에도 투자를 진행 중이지 않나?
미얀마 사업은 의류수출이 아닌 LH공사와 산업단지공단 건설 사업이다. 현재 연락사무소 법인을 설치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LH공사와 함께 30% 지분투자로 진행하고 있다. 먼 미래에 의류제조업이 진출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미얀마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는데 핸드백, 가방은 GSP 혜택이 있어 가능하지만 의류는 매리트가 별로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편도균 EINS VINA CO.,LTD. 법인장

⊚ 베트남이 TPP 협정 체결 등 대외환경이 좋아진다면 어떨 것으로 예상하나?
베트남이 TPP 된다고 좋아할 것은 아니다. 오히려 노동환경만 나빠진다. 협정이 발효되면 임금 인상을 불러오고 곳곳에서 스트라이크 터진다. 여기로 오더가 몰리고 큰 장터가 형성되지만 다른 부분은 다 안 좋아진다. 시장 개방되면 바이어들은 인권, 노동 문제, 주5일 근무 등이 담긴 컴플라이언스를 들이밀 것이다. 우리가 IMF때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모든 것이 탈탈 털리고 글로벌스탠다드라는 잣대로 요구사항 다 들어주었듯이 바이어들도 그렇게 나온다. 관세 혜택만큼 가공임 깎자고 할 것이며 ‘대신 오더 주잖아’하고 협상을 시작한다. 협정이 발효되어도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것도 아니고 단계적 줄어든다. 10년간 관세를 점차적 깎으면 아무 메리트가 없다. 미국이 막 퍼주는 나라는 아니다.

⊚ 베트남에 중국계 투자업체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견딜 수 없어 건너온 중국계 기업들이 많다. 중국자본은 건물이고 땅이고 가리지 않고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싹쓸이하다시피 사들인다. 특히 중국업체 중에 국영기업들의 자본은 어마어마하다. 경쟁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계 기업들이 득세할수록 한국계 투자기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신경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베트남 자국 기업들의 성장세도 무서운데 해외투자기업들에게는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베트남의 삼성이라고 하는 최대 기업인 빈그룹의 최근 성장세는 과히 무서울 정도다. 2위 기업과의 주가가 2배 차이 날 만큼 독보적이다. 이 기업이 그동안 부동산 등의 사업을 하다가 자동차, 휴대폰 제조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미 자동차와 휴대폰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공장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이런 기업이 삼성과 같은 기업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자국 기업들의 급성장이 외투 기업들의 설자리를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 미래에 대한 전략은 세우고 있나?
인력 비중을 줄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의 미래기술연구소와 TF팀을 꾸리고 협업을 통해 개선할 부분을 찾고 혁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협업을 통해 이미 많은 부분에서 자동화를 추진했다. 완성 공정에서 자동 포장기 도입은 물론이고 플라켓, 주머니달이 등 봉제 공정에서도 자동화 장비를 속속 도입했다. 생산파악도 자동계수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자동재단기는 이제 기본 장비가 되었다. 앞으로 최대한 인력이 적게 드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세아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부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외투 기업은 현지인들과 더불어 윈윈할 수 있는 소셜리스펀스 부분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베트남 법인 직원들은 정책적 차원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사회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저희는 고아원을 포함해 4곳의 시설에 대해 매주 한차례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랑의 도시락, 사랑의 집짓기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이런 CSR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친환경, CSR 활동은 우리의 메인 커스터머들도 관심이 많고 실제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사회적 책임과 친환경 경영에 관해서는 앞으로 더 신경 쓰고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인터뷰 : 이상철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