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뷰 | 아리인포테크 | ‘실시간 생산정보 시스템’

정보 수집 기능 모듈화로 스마트 생산관리 구현
봉제에 IoT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동안의 시도는 재봉기 브랜드 위주로 이루어져 ‘재봉기의 기능 중 하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아리인포테크㈜의 이동훈 대표는 재봉기의 종류와 관계없이 간단히 모듈을 설치, 생산관리를 돕는 실시간 생산정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이동훈 대표를 직접 만나 풀어봤다.<편집자주>

아리인포테크㈜는 봉제작업 정보수집 모듈을 개발한 업체로 본지 지난 호 신기종 란에 소개된 바 있다. 동사의 이동훈 대표는 재봉기 브랜드 U사 출신의 전자 계통 기술자로, 지난 2015년부터 봉제 생산정보시스템을 개발, 2017년에 아리인포테크 법인을 설립하고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P社에 자사 제품을 도입하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방문을 결심하게 된 것은 기존 자료를 통해서는 동사의 기술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리인포테크㈜의 본사는 강원도 홍천에, 연구소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해 있다. 이날 기자는 연구소로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트남 같은 해외 공장에서는 몇 백 명 이상이 근무하잖아요. 몇 명의 현장 관리자가 작업현황을 파악하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작업 속도를 파악하고, 문제가 발생한 라인에 빠르게 작업자를 추가 투입한다든지, 작업효율 저하 요소를 찾아내 제거하는 등 생산관리를 고도화하기 위해선 작업정보 수집과 분석이 필요하죠.” “그런데 그동안 생산관리 시스템은 재봉기 기능의 일부로 개발되어 왔습니다. 유명 브랜드들의 재봉기가 가진 IoT 기능이 이에 해당하는데, 각자가 독자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 간의 호환성 문제가 발생해요. 브랜드마다 특화된 모델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라인에도 여러 재봉기 브랜드가 섞입니다. 시스템이 다르니까 데이터를 취합하기도 어렵죠.”

센서 하나로 다양한 정보 수집, 관리 이슈 없고 설치․운용 간편

NFC 기능이 있는 작업정보 수집 모듈, 직원마다 작업량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대표는 재봉기에 간단히 부착할 수 있는, 모듈 형태의 제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모듈화된 제품은 기계의 브랜드가 달라도 동시에 접목시킬 수 있었고, 이전에 사용하던 기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 “최근에는 이런 부착형 모델이 확산되고 있어요. 저희는 부착형 모듈을 통한 작업정보 수집에 특허를 등록해 놓은 상태입니다.” 부착형 모듈의 이점은 확실해 보였지만, 한편으로 재봉기의 안에 직접 들어가 있는 작업정보 수집기에 비해 정보수집 능력에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재봉기 안에 직접 정보수집기를 달면 많은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실을 언제 잘랐는지, 페달을 얼마나 밟았는지와 같은 정보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들은 기계의 관리 측면에선 유용한 정보지만 현장 관리자 입장에서는 과잉 정보일 수 있어요. 생산정보 시스템에 있어서 중요한 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재봉을 얼마나 했느냐는 겁니다. 다른 요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죠. 포인트는 ‘재봉기가 얼마나 움직였는가’입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센서는 재봉기가 봉제하는 한 땀 한 땀과, 그 땀 사이의 시간을 계측하는 간단한 구조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나오는 정보는 굉장히 많습니다.”

센서를 통해 바늘이 움직인 횟수와 속도를 측정하면, 그 데이터 하나로 다양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었다. 재봉기가 얼마나 움직였는지 알면 그 데이터에서 패턴을 분석할 수 있고, 분석된 패턴을 토대로 작업량과 작업속도, 작업자의 휴식 주기 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저희가 고민한 건, 어떻게 하면 기존 환경에 많은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을까였어요. 그래서 개발하면서 두 가지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첫 번째는 모듈의 설치가 간단하고 설치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모듈이 복잡할수록 설치가 어려워지고 설치비용도 커질 가능성이 높죠.

그리고 두 번째가 중요한데, 설치한 후 관리 이슈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타사제품의 경우 버튼도 있고, 디스플레이에 숫자도 나오고 하면서 작업자에게 지속적으로 행동을 요청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사실 그게 다 관리 이슈예요. 기존 작업자들이 몸에 밴 대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작업을 진행하다가, 갑자기 작업 중간에 새로운 동작을 해야 하는 겁니다. 단순한 동작이라도 교육을 시켜야 하고, 안 하면 하도록 계도도 해야 하죠. 작업자가 실수하면 틀린 데이터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올라온 데이터가 틀렸는지 맞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데이터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저희 시스템은 이런 문제를 해결했어요.

수집된 정보 분석이 핵심 온전한 시스템 위해 위치 정보도 중요

작업자에 대한 아무런 간섭 없이, 재봉기에 부착하면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서버로 보낼 수 있습니다. 작업자는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형태죠. 관리가 필요 없기 때문에 공장에 500명, 1000명 인원이 있어도 작업자는 기존 작업만 하면 되니까, 현장 관리자가 설치 및 운용법만 숙지하고 있으면 아주 쉽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게 저희 시스템의 차별점이죠.” 한편 이 대표는 이렇게 수집된 작업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움직인 횟수와 속도 등 간단한 정보만으로 이루어진 데이터를 분석·패턴화해 작업시간, 공정 사이클, 생산량 등의 정보를 나타내는 것이다.

“봉제 스마트 생산관리 부문은 1년이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도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요.”

센서 구조를 간결하게 만든 만큼, 소프트웨어를 통한 정보해석에 무게를 뒀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재는 통계적인 방법을 통해 작업정보를 분석하고 있지만 추후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한 AI 분석까지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 크게 봤을 때, 작업정보를 제대로 분석하려면 작업정보 외에도 위치정보가 필요해요. 저희는 이걸 ‘위치정보 수집 모듈군’으로 구현하고 있어요. 공장 라인에 가면, 생산하는 제품이 변화할 때마다 재봉기의 위치를 조금씩 바꿔야 합니다. 문제는 작업정보 수집 모듈이 설치된 채로 이리저리 재봉기 위치가 바뀌면 라인 데이터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는 겁니다. 어느 데이터가 어떤 공정의 데이터인지 혼란이 생기는 상황이 발생하죠. 그래서 기계의 배치 상태를 자동으로 수집하도록 위치정보 모듈을 만들었습니다.

두 개의 모듈을 함께 사용하면 라인에 변화를 줘도 시스템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관리 이슈가 줄어드는 거죠.”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두 제품을 세트로 판매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다만 최근 동사 제품을 도입한 업체는 ‘위치정보 수집 모듈군’을 제외한 ‘작업정보 수집 모듈군’ 만 주문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설명을 듣는 내내 흥미진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 방향성이 명확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방법에 고심한 흔적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지 궁금했다.

관련 기술․분위기 빠르게 변화, ERP 연계 등 업계 상호협력 중요

자사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는 이동훈 대표.

“봉제 스마트 생산관리 부문은 1년이 다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죽 업계를 봐왔지만, 사실 2015, 2016, 2017 3년간 스마트 생산관리에 대한 인식은 굉장히 부정적이었습니다. ‘안 될 것이다’, ‘아직 시기상조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다’ 이런 인식이었죠. 그런데 2018년 즈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관련 기술도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특히 대만 같은 경우 IT에 굉장히 강하잖아요. 대만은 기계하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시스템을 통일하고 표준 규격을 만들어냈어요.

사실 그런 식으로 업계에서 힘을 합치는 건 무척 어려운 부분인데, 대만에서는 그걸 해낸 거죠. 업체들 간 상호 협력이 잘 되는 겁니다. 저희도 모든 것을 더 빠르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독불장군처럼 혼자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다른 스마트 팩토리 관련 업체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파란 인터내셔널이나, 삼성 스마트 사이니지가 그런 업체죠. 언급한 양 사와는 10월에 열리는 하노이 전시회에서는 함께 부스를 내고 참가합니다.”

“동남아 등지의 생산관리 수준은 아직 낮습니다. 현지진출 대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은 ERP인데, 이건 저희가 속한 생산관리 부분을 포함해 유통·판매 등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망라한 시스템이지만 생산관리 부문은 완성된 수량 정도만 체크됩니다. 실제 생산 라인에서 작업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그런 정보들은 체크가 안 되는 거죠. 업체 입장에서는 이 ERP에 생산관리도 포함시키고 싶은 거예요. 저희 생산관리 시스템과 ERP를 함께 구현하면 좋겠지만 현재 대기업들은 저마다 독자적인 ERP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독자적 기술을 발전시켜 차별화·고도화된 시스템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취재: 이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