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현지 인터뷰 | 이홍일 | (주)리브라 대표

봉제, 무봉제, 원부자재, 삼박자 두루 갖춘 전천후 제조시설
리브라는 지난해 7월 호치민 인근에 새로 공장을 신축해 이전해왔다. 원래 브래지어의 브라컵을 생산하는 업체였으나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브래지어 팬티 등을 생산하는 내의류 봉제사업을 추가했다. 봉제사업을 하기 전 프로모션 사업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봉제 제조를 시작한 것은 베트남 진출 이후이다. 리브라는 봉제라인 뿐만 아니라 무봉제 제품을 생산하는 웰딩 라인을 함께 가지고 있다. 무봉제 웰딩 라인은 동사가 향후 핵심 경쟁력으로 꼽고 있는 사업분야이기도 하다. 잘 갖춰진 시설과 작업 환경을 가진 리브라의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이홍일 대표도 만나 보았다.<편집자주>

중국에 진출 이후 다시 베트남으로 왔는데 원래 어떤 사업을 했는지?
중국 대련에서 리본, 금속 장식, 핫픽스 등의 제조 사업을 했다. 2000년 초 핫픽스 사업으로 진출했지만 당초 기대보다 시장 규모도 작고 무엇보다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많았다. 이런 사업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브래지어의 주요 자재인 브라컵을 생산하는 제조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마침 당시에 거래하던 주요업체의 요청도 있었다. 2002년부터 브라컵을 생산했고 지금까지 이 사업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브라컵 생산 외에 프로모션 사업도 전개했었는데 신통치 않아 다 접고 지금 대련 공장에서는 브라컵만 생산하고 있다.

베트남으로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거래 바이어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브라컵 캐파만으로는 부족하니까 다른 나라에서 하나 더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했고 우리 역시 또 다른 투자 지역을 물색하던 차에 베트남으로 결정하고 건너오게 되었다.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을 때는 몰드 브라컵을 생산하는 공장을 하기 위해서 왔는데 이후에 봉제까지 추가되었다. 2015년부터 봉제를 시작해 이제 만 4년을 넘겼다. 봉제 사업을 하기 위해서 기존에 가동되던 350명 규모의 내의류 공장을 인수했다. 임대한 건물에서 가동하던 업체였는데 지난해 현재 공장을 지어 모든 시설을 이곳으로 이전시켰다. 이 공장은 브라컵 라인과 봉제, 웰딩 라인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아 3개 공장이 들어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부자재 생산 파트가 있어 사업 편성이 일반 봉제업체와는 좀 다른데…….
브라컵 생산과 내의류 제조가 사업 성격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서로 연관된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봉제업체가 부자재 생산라인까지 갖춘 곳은 많지 않다. 봉제라인 역시 팬티와 브래지어를 생산하는 봉제, 무봉제 웰딩 라인을 모두 갖춘 업체는 드물다. 요즘은 웰딩 라인이 효자다. 무봉제 제품의 인기가 상승 중이라 우리 공장도 이에 맞춰 증설을 진행 중이다.

브라컵 생산은 기계화되어 봉제보다는 인력이 적게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봉제에 비해서 인력 비중이 낮은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기계화 비중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브라컵은 기계로 찍어내지만 테두리는 전부 사람이 일일이 철형으로 따주어야 한다. 이 테두리 컷팅에 인력이 많이 소요된다. 그렇다 해도 봉제에 비할 바는 아니다. 봉제를 시작하고 나서 인원이 많아져 인건비 비중은 물론이고 인력 관리에 골머리가 아픈 것도 사실이다.

현재 고용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봉제, 웰딩, 부자재 생산 파트를 모두 합쳐 900명가량이다. 지난해 7월 이곳 신공장에 입주했을 때에는 1,300명까지 고용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설명절이 지나면서 자연 감소 인원이 생겨 지금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원래 우리 공장은 적정 인원을 1,100명으로 감안하고 지은 공장이다. 인원이 1,000명은 넘어야지 바이어가 원하는 물량을 납기에 맞춰 생산할 수 있다. 내의류 봉제를 시작하고 나서 적정 인원을 어느 정도 수준에 맞춰야 하는가에 많은 고민을 했다. 내의도 성.비수기가 있기 때문이다. 7월부터 12월까지 성수기 때는 잔업이 늘어나 평소보다 120% 가량 공장 가동률이 증가하지만 비수기에는 약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내의류는 사철 입는 옷이 아닌가.
사철 내내 입는데 왜 비수기가 있을 수 있냐고 다들 궁금해 한다. 그러나 내의류는 여름철에 많이 판매되고 동계는 상대적으로 판매율이 감소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여름철 겉옷이 비치는 경우를 대비해 색상 맞춤용으로 내의류를 많이 구매하고 아무래도 땀도 많이 나고 자주 갈아입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가 늘어난다. 국내 내의류 판매 추이를 보면 여름 휴가 시즌까지 판매율이 상승하다가 그 이후부터 뚝 떨어진다. 그 이후에는 명절 특수를 노린 판매 호재가 조금씩 있을 뿐이다.

주거래 업체는?
국내 유명 내의류 업체인 (주)그리티(구 엠코르셋), 코튼클럽과 거래한다. 약 70% 가량이 메인거래 업체인 그리티 물량이고 나머지가 코튼클럽 물량이다. 그리티는 원더브라 등 해외 유명 라이센스 브랜드를 비롯해 다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진출 후 브라컵 생산을 시작할 때부터 거래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17년 가량을 거래해오고 있다. 오랜 기간 신뢰 관계를 유지해오며 비즈니스 관계를 넘는 사이로 발전했다. 상호 윈윈이 기본이지만 오랜 친구 같은 사이이기도 하다. 두 군데 거래업체 외에 많은 업체들이 러브콜을 보내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일은 많지 않다. 성수기에 오더는 누구라도 줄 수 있지만 1년 전체를 감안해 줄 수 있는 바이어는 많지 않다. 그리티는 성수기는 물론이고 비수기에도 적정 물량을 배분해 넣어준다. 코튼클럽 역시 연중 오더를 계획해 물량을 주기 때문에 거래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무봉제 웰딩 제품 생산 라인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동률은 어떤가?
무봉제 웰딩 제품은 대부분 그리티 물량이다. 3~4년 전부터 무봉제 제품을 집중 공략한 결과 좋은 실적을 거두었고 점차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역시 거래 업체의 호실적을 감안해 무봉제 라인을 증설하면서 보조를 맞추어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무봉제 라인이 공장을 지탱해주고 있다. 일반 봉제라인이 까먹은 손실을 무봉제 라인에서 낸 이익으로 보전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무봉제 라인이 노하우가 쌓이면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데 봉제라인은 생산성이 좀체 오르지 않아 걱정이다.

무봉제 제품의 가공임은 어떤가?
봉제보다는 가공임이 좋다. 주로 브라 팬티 셋트로 생산되는데 판매가가 높기 때문에 공임도 높다. 무봉제 제품을 한번 입어본 소비자들은 봉제선이 들어간 제품으로 갈아입지 못할 만큼 착용감이 우수하다. 소재 자체가 우레탄의 함량이 높아 탄성과 핏감이 좋다. 무봉제 브라, 팬티의 인기가 올라가는 만큼 웰딩 라인은 증설을 진행 중이고 조만간 장비가 보강되면 생산량도 높아질 것이다.

웰딩 라인과 브라컵 제조시설 등을 두루 갖췄고 공장도 새로 지어 바이어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많은 장점을 가졌는데……
지난해 이곳 신공장으로 입주한 이후 우리 공장을 보고 다녀간 바이어가 많다. 공장을 다녀간 바이어들은 대부분 거래를 요청하는데 이유는 베트남에 우리공장만큼 깨끗하고 웰딩라인과 같은 최신 시설을 갖춘 곳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 지은 공장이기 때문에 우선 깨끗한 작업환경을 탐내는 바이어들이 많다. 자신의 브랜드가 이런 환경에서 생산된다고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고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 까다로운 품질을 요구하는 국내 유명 브랜드가 거래 요청을 해왔다. 향후 협상을 통해 거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내의류 공장에서는 보기 드문 재단실의 최신 자동재단기도 2대나 갖추고 있는데 어떤 목적으로 투자했나?
내의류는 체크나 줄무늬 원단도 많다. 이런 원단은 자동재단기로 작업할 수 없어 내의류 공장들이 CAM을 잘 도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원단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화로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얇은 원단과 두꺼운 원단용으로 2대를 설비했다. 인력 비중을 줄일 수 있는 자동화 장비는 앞으로도 계속 조사해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계속 상승할 것이고 그와 비례해 생산성이 계속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인력을 대처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해 전문가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봉제 사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 장점이 있는 현장을 다니면서 선배들의 노하우를 더 많이 배울 것이다.

공장 시설이나 건물 등에 적지 않은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체적으로 얼마나 투자되었나?
임대공장으로 사용하던 봉제라인과 브라컵 라인이 신공장으로 합쳐지면서 전체 1만 3천평 규모 대지 위에 1개층 건평이 5천평인 2층 건물을 건설했다. 현재 공장 건물 외에 향후 편직 라인을 추가하려고 부지를 매입했는데 모두 합쳐 380만불이 투자되었다. 지금의 봉제와 웰딩, 브라컵 제조 외에 내의류 원단 편직도 이곳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내의류용 원단은 특수 고급 원단에 속하기 때문에 대부분 물량을 한국에서 공수해 온다. 내의류 특수편직 라인까지 갖추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이나 계획이 있다면?
베트남의 인건비도 계속 오르고 경제 성장에 따라 물가나 기타 제반 비용도 계속 상승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중국에서 동남아 지역으로 투자처를 옮겼듯이 이곳 역시 언젠가는 한계상황이 온다. 현지 로컬기업들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베트남 사업이 이제 막 출발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한계상황이 온다면 이곳을 정리하고 또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승부를 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프로모션 사업 외에 우리 자체적으로 내수사업을 작게 시작했다. 올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자체 브랜드 사업을 위한 거점을 마련했다. 자체 디자인 브랜드를 런칭해 경험도 쌓고 우선 소규모로 출발해 테스트를 진행한 후 2~3년의 경과 상황을 지켜보면서 차차 향후 행보를 결정해 나갈 예정이다.

<인터뷰: 이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