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운 | 許精云 bespoke denim | 대표

젊은 패션·봉제인의 이유있는 봉제 고집
답답한 내수 봉제의 現狀에 대해 젊은 패션·봉제인이 입을 열었다. 지난 연말 서울시 주관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 패션봉제산업의 미래전략’을 주제로 열린 ‘2018서울봉제포럼’에서 비스포크데님 허정운 대표는 봉제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청바지 제작으로 고부가가치 일감을 창출한 사례 소개와 함께 내수 패션봉제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제언했다. 허정운 대표가 발표한 자료를 요약, 정리했다. <편집자주>

 

 

1) 비스포크데님 창립까지 과정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다. 옷 욕심이 많아 “내 옷은 내가 만들어 입자”는 생각에 패션 전공으로 대학 진학을 결정했다. 그렇게 들어간 학교에서 1학년이 다 지나도록 옷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래서 혼자 재봉틀도 사고 패턴책도 샀다. 하교길에 대구 서문시장에 가서 청바지 원단도 구입해 집에서 처음으로 청바지를 만들어 입었다. 청바지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땐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원단이 딱딱하고 조각이 많지 않아 만들기 쉬울 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다.(청바지가 이렇게 어려운 옷인지 지금까지도 계속 일을 해오면서 비로소 느끼고 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해 더 잘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 중이다.) 군대를 포함, 학창시절까지 6년 동안 이런 저런 옷들을 약 900벌 정도 만들어 본 후 졸업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지금껏 내 옷은 스스로 만들어 입는 게 습관이 되었다. 운 좋게 군대에서도 봉제를 할 수 있었다. 배 고프면 밥을 먹듯 패턴을 뜨고 옷을 만들었다. 신입생 때 선배들이 왜 이 공부를 하느냐고 물어봤을 때 이렇게 답을 했었다.

“내 계획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좋은 재료로 한 벌 한 벌 정성들여 만드는 것이다. 차별화로 부가가치를 높혀 비싸게 팔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했더니 “100% 망할 것이다”라고들 했다. 오히려 그것이 오기를 유발했고 더 힘이 되었다. 남들이 안하니까 나 혼자서 하면 어떻게든 되겠구나 싶었다. 이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다. 그런 목표를 가지고 계속 준비해 왔다. 특수 봉제기계도 모으고 해외공장도 찾아다니며 자료도 챙기고 기술 노하우도 쌓아나갔다. 그리고는 대학 4학년 즈음부터 오랫동안 그려오고 연구해온 패턴 제작 방식을 불특정 다수에게 적용해보기 위해서 지인들을 알음알음 소개받아가며 출장을 다니면서 맞춤 청바지를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물론 워싱은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캠핑 아웃도어 전문브랜드 ‘헬리녹스’ 대표의 옷을 만들어주면서 인연이 되었다. 당시 헬리녹스에서는 캠핑용 의자 신제품 개발을 앞둔 상황이었는데, 패턴과 샘플을 만드는 사람이 없었다. 그 개발 프로젝트에 잠깐 합류했다. 다행히도 제품이 잘 나오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헬리녹스 샘플·패턴 책임자로 일하게 되었다. 자동 취업이 된 셈이다. 헬리녹스 일을 보게 되면서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고 동시에 ‘허정운 비스포크데님’을 시작하게 되었다. 헬리녹스에서도 내가 앞으로 청바지를 할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었기에 적극 응원해 주었다. 물론 헬리녹스에 도움이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양한 아웃도어용 의자와 여러 신제품을 만들어 매출 증대에도 기여했다. 청바지와 관련이 없는 패브릭 의자 제품이지만 사람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계속 연구해 패턴을 만들고 그것을 샘플로 만들어 착용해보고 수정하고 시제품 만들기를 거듭하며 패턴 노하우를 축적했다. 내가 만든 제품이 전 세계로 엄청나게 팔려나간다는 사실에 책임감을 느꼈고 좀 더 진지해졌다. 헬리녹스에서의 경험은 이후 독립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큰 자산이 되었다.

2) 맞춤형 데님으로 인해 고부가 가치 창출

앞으로 5년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클래스’다. 내 기술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내 기술을 전수해 주어도 어차피 나와 똑같지 않고 제각각의 색깔로 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처럼 청바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보니 이러한 문화의 전파 속도 또한 느릴 수밖에 없다. 결론은 나와 비슷한 부류가 많이 생겨야 함께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내 기술을 많은 이들에게 전수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클래스’를 하게 된 배경이다. 물론 2~30년 이상 청바지를 만들어 온 선배 장인들만큼 노하우가 쌓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봉제산업에 젊은 층을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 총대를 매야 한다.

봉제산업에 흥미를 유발시켜 새로운 세대들의 진입을 유도해야만 한다. 나같은 젊은 층이 많아질수록 동반 발전하게 된다는 생각으로 현재 청바지 클래스를 통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회사를 설명하자면 설비가 있는 공장이 브랜드를 만든 게 아니라 소규모이지만 브랜드가 공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몇년 전부터 염두에 두었던 설비를 최근 들여와 여러가지 연구도 진행 중이다. 청바지를 단순히 잘 만들려는 노력에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세계 봉제시장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데님 후처리의 변화 추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데님 후처리에 쓰이는 물질이환경과 작업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커 그간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청바지 후가공에 있어서 레이저 가공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스페인의 ‘지놀로지아’를 비롯해 터키, 이태리, 미국 등 많은 회사들이 레이저 가공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 이미 예전부터 있던 기술이긴 하지만, 날이 갈수록 레이저기술은 정교함을 더하고 있다. 리바이스는 상당 부분에 지놀로지아의 레이저장비를 사용하여 청바지를 가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날 청바지 부자재 사업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지놀로지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나 역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분은 내게 “”프리미엄 진이라면 이런 기계는 어떠냐?”고 장비를 소개했다.

그렇게 하여 지놀로지아 장비 중 가장 베이직한 설비를 도입해 현재 다각도로 연구 중이다. 물론 워싱의 세계가 너무나 방대하고 어려운 것이라 레이저만으로 끝낸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처럼 작은 공간에서 주문자가 한 벌의 청바지를 주문했을 때 ‘이러한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라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이고 특별하다. 이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 더 친환경적이고, 더 다양하고, 더 재미있고, 더 새로운 봉제업의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스마트랩은 유럽기준으로 배출되는 환경물질을 기준 범위에 맞게 처리하여 배출되는 설비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유럽 어디에서도 스마트랩 운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랩 안에는 오존 세탁워싱을 포함한 레이저로 할 수 있는 모든 청바지에 관련된 후처리용 머신들이 있다. 이미 리바이스에 도입되어 미국 서부에서는 사용하고 있다. 본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머신으로 직접 오픈해서 커스텀서비스 또한 진행하고 있다.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스마트랩을 가져와 운영해볼 계획도 갖고 있다. 물론 서울시의 환경규제를 비롯 다양한 지원사업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고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세계의 변화 흐름에 맞춰 봉제산업의 장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를 통해 친환경적이고, 봉제산업에서 젊은이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더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3) 한국 패션 봉제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언

봉제를 하는 젊은이 입장에서의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에 생각이 틀렸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공장 볼륨을 키우는 것은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도 하겠지만 국내 봉제시장 상황 하에서는 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그래서 무작정 볼륨을 키우는 것 보다는 적정한 규모 안에서 다양한 것을 구현할 수 있는 형태로 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도심에 산재해 있는 소규모 공장에서 많은 물량을 소화하지는 못한다. 그렇지만 적당한 물량의 제품을 고품질로 다양하게 만들어낼 수는 있다.

대규모 시설이 축소된 버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를테면 내가 운영하는 ‘비스포크데님’도 그런 예라고 볼 수 있겠다. 앞으로는 대량생산에서만 가능하던 것들을 소량생산에서도 당연히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요구를 들어주고, 컨설팅을 해 주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디자이너들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해 더욱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되도록 유도하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봉제산업 종사자들의 몫이다. 오더를 주는 사람보다 작업자가 원리와 구조에 더 해박하다. 그렇다면 작업자가 오더를 주는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메뉴얼을 주고 그에 맞게 준비해오라고 룰을 정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최소한의 준비가 이루어진 후에 일이 진행이 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작업 지시서의 디테일이 대단하다.

한국의 경우는 샘플만 던져주고 “사이즈 1,2,3 만들어 주세요”다. 흔히 대충 만들어 달라고 해놓고선 대충 나오면 “결과물 이게 뭐냐?”고 말한다. 내가 일본에 생산 의뢰를 했을 때 작업지시서를 만드는데 이틀이 걸렸다. 보냈다가 수정하길 반복한다. 정확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겠다고 했다. 실오라기 하나까지 다 체크해서 작업 지시서를 만들어서 생산을 했었다. 그렇게 적은 그대로 만들어 주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잘 만들어진 작업 지시서를 줬을 때 공장에서는 당연히 잘 만들어 준다. 물론 안 그런 경우도 많다. 그런 부분은 확실히 반성해야 한다. 오더를 주는 사람들에게 생산자들이 교육을 시킬 필요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룰과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질서가 생기고 신뢰가 생겨나지 않겠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생산자가 더욱 열심히 개발하고 노력하고 좋은 퀄리티를 내기 위해 연구해야 한다. 이것이 곧 생산자도 소비자도 같이 발전하는 길이다. 그러한 문화가 자리 잡으면 분명히 봉제산업이 지금보다 더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정성이 들어가고 좋은 기술로 생산된 물건을, 오더를 내는 사람들 혹은 개별 소비자들이, 그에 합당한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품질 소량생산체제의 시작이다.

1만장, 10만장 생산은 이제 제3국 시장의 이야기다. 30장을 만들더라도 최고의 옷을 만들고 그만큼의 값어치를 매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오더의 수가 더 많아지면 된다. 물론 작업자는 귀찮을지도 모른다.단순하게 생각하면 샘플실의 개념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이러한 시스템이 자리잡는다면 분명히 자기가 일한만큼 값을 받는 게 당연해 질 것이다. ‘시장가격이 이러이러 하니까 여기에 가격을 맞춰야지’라고 생각한다면 고품질 소량생산은 불가능하다. 돈이 안 맞으면 절대로 정성이 들어간 옷을 만들 수 없다.

절대로 싸고 좋은 것은 없고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러한 논리는 오더를 주는 사람도 분명히 알고 있다. 요즘 자동차 시장에서 ‘다운사이징’이 유행이다. 지금 패션 전공자들이 봉제업으로 스타트업을 한다면 다운사이징이 된다. 고품질 소량생산 형태의 성능 좋은 공장을 만들어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게 오히려 살아남는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다. 한국 봉제산업의 문화나 성질 자체가 바뀌고 그러한 사람들이 생겨나서 조합이 결성되고 연합이 생겨난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나아가서 세계에서도 다시 찾는 메이드인 코리아 웰 메이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은 봉제포럼 참석자들이 질문하고 허정운 대표가 답한 내용을 간추렸다.

Q : 패션디자인과 봉제기술력을 함께 갖추어 맞춤형 청바지를 제작한 것이 인상 깊었다. 패션디자이너도 봉제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A : 교육기관, 특히나 대학에서 이론이나 교양도 중요하지만, 봉제와 패턴에 관련된 교육이 어느 학교를 불문하고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디자인과목은 실기다. 실전이 가능한 교육을 해야 하고 디자이너라면 절대로 기초 봉제와 패턴 정도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전공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가면 거의 안 배우고 온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전혀 쓸모가 없는 경우가 많다. 보통 회사에서 봉제에 관련해서 생기는 문제점을 보면 디자인실과 샘플 혹은 생산실에서 부터 마찰이 생기는데, 디자이너들은 만들어지는 옷의 구조나 방식, 원단의 성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더를 주는 경우들이 많다. 전혀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작업자는 작업을 하기가 힘들거나, 작업이 애초에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좋은 디자인을 하려면 당연히 옷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만드는데 어떤게 가능하고 어떤게 불가능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디자인을 해야지만이 더 좋은 옷이 나오고 생산하는 입장에서도 진행이 매끄럽다.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봉제기술을 익혀야 하고, 그것이 곧 패션·봉제산업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다.

Q : 그동안 패션디자인과 봉제는 같은 의류 분야지만, 상당히 다른 분야로 인식되어 왔다. 앞으로 ‘패션디자이너-봉제인’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공공기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 다른 분야로 인식되어져 왔다는 것은 교육기관에서 그만큼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관련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졸업 후 새로운 세대로서 전공을 살려 봉제업의 맥을 이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관련 학과에서 기술교육이 너무나 부족하다. 현장에 맞는 기술과목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 서울시나 각 지자체에서도 봉제인들을 위해 실제로 도움이 되고 사용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맞춤형 지원이나 봉제업에 관련된 스타트업 지원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Q : 봉제산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에서 권역별 패션지원센터 운영, 작업환경개선, 봉제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보거나 참여한 경험이 있는지? 만약 참여했다면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을 보완했으면 좋겠는지?
A : 서울시 관계자들이 들으시면 미워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도 참여해 본 적이 없다. 지원에 대해서 찾아봐도 뭘 지원 받을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정보검색도 쉽지 않고 아마 봤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게 없었기 때문에 관심이 가지 않았나 싶다.

Q : 향후 청년 봉제인력 양성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책은 무엇인지 제안해 본다면?
A : 앞서 말했던 것처럼 실제로 도움이 되는 지원사업과 교육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작업환경개선 사업은 청년봉제인력 양성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시작도 못하는 형편인데 작업환경을 개선할 게 없다. 제 사업을 하면서 정말 많은 지원 사업이나 대출 등 구석구석 찾아봐도 소규모 의류제조업으로는 받을 수 있는 지원도 거의 없고 돈도 잘 안 빌려 준다. 나는 지원 사업 혜택은 하나도 받아보지 못했다. 소규모공장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거의 안 보인다. 나 역시 나름 열심히 일해오며 매년 도전했었는데, 이미 사업자 3년차가 지나버려서 이제는 더 받을 수 있는 조건도 없다. 형식뿐인 지원 사업이거나,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너무 조건이 까다롭거나, 지원이 어려워 포기하게 될 만큼 복잡하다.

정말로 각 지자체가 봉제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확실히 그런 것 부터 손을 봐야 한다. 말로만 하는 지원이 아니라, 정말 젊은 디자이너들이 봉제업으로 뛰어들어 지금의 세대를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보상이 따라주어야 한다. 어설픈 체험학습만으로는 절대로 새로운 세대를 유입시킬 수 없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내가 지금 20대 젊은 청년이라면 할까? 물론 퍼주기식 지원은 절대 안된다. 절차나 어떤 보여주기식 지원이 아니라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를 보고 잘 심사해서 지원해 줄 수 있는, 정말 봉제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경험 해보는 봉제가 아닌 진짜 기술을 배울 수 있게 현장 경험이 풍부한 장인들, 혹은 일선에서 벗어나 있는 숨은 고기능자들이 봉제 산업의 자산이다. 그분들 찾아 내 젊은 학생들에게 기술 멘토로 이어주어야 한다.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나 같은 경우 직접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나 나의 모든 노하우를 클래스를 통해 전수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술이 있는 사람들을 지원해주거나,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거나 했으면 좋겠는데, 대한민국 모든 지원 사업을 찾아봐도 봉제업에 관련된 지원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만큼 열악하다. 처음부터 다시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